美벤처캐피털, ICT부문 투자 1년새 3배 늘려

1분기 미국 VC시장 동향
M&A 투자 회수 비중 90%대
AI 기반으로 한 제조업 확대 영향
  • 등록 2016-05-17 오후 2:26:24

    수정 2016-05-17 오후 2:26:24

[이데일리 조진영 기자] 미국 벤처캐피털(VC)이 지난 1년간 가장 많이 투자를 늘린 분야는 ICT(정보통신)제조업이었다. 구글과 애플 등 대형 IT기업이 자율주행자동차, 로봇, 웨어러블 기기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초기 벤처기업들이 인수·합병(M&A)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17일 한국벤처캐피탈협회(KVCA)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미국 VC들은 ICT제조업에 10억8000만달러(약 1조2700억원)를 투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34억9000만달러) 대비 세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반면 △유통·서비스(-25.8%) △영상·공연·음반(-24.0%) △ICT서비스(-12.5%) 등 대부분 업종의 투자액은 전년동기에 비해 감소했다. 이 때문에 1369억1000만달러 수준이었던 지난해 1분기 투자금액은 1년만에 1214억달러로 11.3% 줄었다.

벤처투자시장이 10% 이상 작아졌음에도 ICT제조업 투자가 대폭 늘어난 이유는 대형 IT기업이 사업을 확장하면서 ICT제조 벤처기업에 대한 M&A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가 현실화하면서 이를 담을 실물을 만드는 산업에 대한 투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구글은 2014년 무인항공기 개발 업체인 타이탄 에어로스페이스를 인수한데 이어 최근에는 무인자동차 관련투자를 늘리고 있다. 애플도 무인자동차 개발과 더불어 가상현실(VR)기기 출시에 나서는 등 ICT제조업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실적 발표 후 “지금까지 사들인 기업보다 더 큰 기업을 인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무인자동차 개발은 관련부품 벤처기업투자를 늘리는 요인이다. 자동차 부품이 무인자동차 개발로 반도체 중심의 IT부품으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컨설팅회사인 보스턴컨설팅그룹은 지난해 342조원 규모였던 세계 자동차 전장부품 시장 규모가 2020년 434조원으로 27%가량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이들 기업이 주요 M&A대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IT기업의 투자와 VC업계의 기대감은 회수시장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올 1분기 미국에서 VC들이 M&A와 기업공개(IPO)를 통해 회수한 금액 비중은 각각 89.3%와 10.7%다. 지난해 전체 M&A 회수비중(65.1%)보다 15%포인트 가량 높다. 회수의 90% 이상을 IPO에 의존하는 한국과 정반대 상황이다.

한편 올 1분기 초기기업 투자비중은 461억8000만달러로 전년동기(392억2000만달러)대비 9.3% 늘었다. 중·후기 기업 투자는 각각 5.8%, 3.5%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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