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혜선 기자] 지난 7월 서울시교육청 기자회견 도중 “내 딸도 죽었다”며 눈물을 흘린 남성의 딸 A씨가 서울 사립초등학교 기간제 교사로 근무하며 학부모의 과도한 민원과 폭언에 시달려온 사실이 확인됐다. 유족이 공개한 고인의 일기장에는 학부모의 폭언에 괴로워하는 A씨의 심경이 고스란히 담겼다.
| 숨진 A씨의 일기 내용과 기자회견을 하는 유가족. (사진=jtbc보도화면/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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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A씨의 유가족과 서울시교육청 공익제보센터는 고인이 지난해 3월부터 8월까지 서울 종로구 상명대사범대부속초등학교 2학년 기간제 담임교사로 근무하며 수천 건의 전화, 문자에 시달려왔다고 밝혔다.
유족에 따르면, 고인은 주말과 밤낮을 가리지 않고 6개월 동안 약 1500통의 학부모 전화를 받았고 문자메시지도 1000통 이상 주고받았다. 지난해 6월에는 학생들 사이에서 갈등이 발생해 당시 상황을 재현하는 동영상을 촬영했다가 학부모들로부터 “경찰에 고소하겠다”, “고소하러 가는 중이다”, “교육청에 신고해 교직에 못 서게 하겠다”는 등 폭언을 들었다. 결국 A씨는 지난 1월 세상을 떠났다.
유족이 공개한 일기장에는 “기억해. 나는 선하고 강한 사람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포기하지 마. 넌 유능한 초등교사다”, “너 대단해.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왔잖아. 봄날이 올 거야”라는 등 스스로를 다독이는 문구가 써있었다.
유족은 고인에 폭언을 한 학부모를 상대로 형사 고발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반면 학부모 측에서는 폭언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