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지난해 외식비가 급등한 가운데 김밥, 칼국수, 자장면 등 대표 ‘서민 메뉴’의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점심값 급등을 의미하는 ‘런치플레이션’이라는 용어가 현실화한 가운데 외식비 부담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지난달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 음식점 메뉴 안내문 앞으로 관광객이 지나가고 있다.(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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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한국소비자원 ‘참가격’에 따르면 2022년 12월 전국 외식 주요 8개 메뉴(김밥·칼국수·자장면·삼계탕·삼겹살·김치찌개 백반·비빔밥·냉면) 가격은 2021년 12월 대비 평균 10.0%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8개 메뉴의 2021년 연간 가격 상승률(전년대비)은 5.4%였는데 1년 새 4.6%포인트나 뛴 것이다.
작년 12월 기준 전국에서 가장 가격 상승률이 높았던 메뉴는 자장면으로 전년 대비 12.9% 올랐다. 같은 기간 김밥(12.6%), 칼국수(12.1%)도 두 자릿수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어 김치찌개백반·삼겹살·삼계탕(9.2%), 냉면(7.4%) 비빔밥(7.2%) 순이었다.
자장면의 경우 1년간 714원 오르며 한 그릇에 6000원을 돌파했다. 가장 금액이 많이 오른 메뉴는 삼계탕으로 연간 1264원 뛰었다. 이어 삼겹살(1141원), 칼국수(852원), 김치찌개백반(651원) 등이 외식비 인상을 체감케 했다.
작년 하반기 소비자물가상승률은 5%대 중후반대를 나타냈는데, 서민들이 즐겨찾는 외식 메뉴 가격은 평균 물가 상승률보다 더 뛴 셈이다.
올해 먹거리 물가가 급등한 것은 연초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국제 식량 수급 상황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자장면, 칼국수 등에 필요한 밀(원맥) 가격이 급등했고 음식 조리에 필수인 식용유 가격마저 크게 뛰면서 자영업자들은 전방위적인 원재료 가격 상승을 맞았다.
런치플레이션이 일반화하면서 소비자들은 더 저렴한 식사 메뉴를 찾기 시작했다. 편의점과 도시락 전문 업체에서는 도시락이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물가 상승이 다소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개인 소득이 갑자기 확 늘기 어려운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외식비 지출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며 “외식가격 상승세가 올해도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