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절통증 중에서도 무릎관절염은 성별을 가리지 않고 50대 이상에서 흔히 나타나는 질병이다. 무릎은 뼈 주변 피부가 얇은 데다 뼈 뒷부분 연골이 약해 작은 충격에도 상하기 쉬운 부위다. 만약 이 무릎 부위 관절염 증상이 말기까지 진행되면 무릎 연골이 닳아 뼈끼리 마찰하고 염증이 생기다가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이때는 약물치료나 주사요법뿐 아니라 물리치료를 병행해야 하지만 증상이 호전될 가능성은 낮다.
◇나한테 맞는 인공관절 수술은?
이 때문에 퇴행성관절염이 시작되는 50대 이상에서는 갈수록 통증이 심해져 ‘인공관절수술’을 찾는 이들이 부쩍 늘어난다. 인공관절수술은 1960년대 영국 존 찬리에 의해 개발된 이후 60여년이 지난 현재까지 이어질 만큼 수술의 효과나 안정성이 입증된 치료법이다. 전 세계적으로 인공관절의 환자 만족도도 81%에 달한다.
최근에는 네비게이션 또는 로보닥 수술이 새로 등장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다. 다만 비용이 만만치 않거나 위험성이 비교적 높다는 단점도 있는 만큼 인공관절 수술은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해야 한다.
먼저 컴퓨터를 이용한 네비게이션 수술의 경우, 관절의 절삭위치를 파악하는 적외선 센서를 활용하는 방식을 취한다. 고식적 수술법보다 정확도가 높지만 센서를 뼈에 고정할 때 골절, 염증 등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
로보닥은 로봇이 관절을 절삭하는 방식인데 실수 및 오차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 특징이다. 하지만 로봇이 의료진을 대신하다 보니 수술시간이 길고 자칫 시스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 기술적인 측면에서 편차가 발생하거나 기존 인공관절 수술보다 비용이 높다는 점이 가장 큰 단점이다.
비용 대비 좋은 효과, 그리고 안정성까지 챙기고 싶다면 ‘3D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이 좋은 선택지일 수 있다. 이는 ‘PSI(Patient Specific Instrument)’라는 ‘환자 맞춤형 수술도구’를 사용하는데 짧은 시간 내 완성도 높은 수술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환자의 무릎 형태와 하지정렬(고관절·무릎·발목을 잇는 축이 일직선을 이뤄 올곧은 상태)에 적합한 수술도구를 활용하는 방식이다. 3D프린팅 기술과 3D시뮬레이션 기법을 수술에 활용한 것인데 이미 의료 선진국으로 꼽히는 미국을 경유한 수술이 시행될 만큼 만족도도 높다.
수술 전후 과정을 살펴보면, 먼저 MRI(자기공명영상) 및 CT(컴퓨터단층촬영)촬영을 통해 환자의 무릎 형태에 관한 데이터를 확보한다. 이를 별도의 프로그램에 적용해 개인의 무릎 모양을 정교히 디자인하고 이를 3D프린팅 기술로 출력해 수술을 진행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는 보건복지부 지정 관절전문 연세사랑병원이 3D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을 처음 도입해 시행 중에 있다.
3D 맞춤형 인공관절 수술은 지난 2010년 미국·북유럽 등에서 먼저 개발돼 국내에도 이름을 알렸으나 활성화 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렸다. 당시 국내에는 PSI 관련 원천기술이 없어 해외를 경유한 치료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PSI 완성품이 국내로 배송되려면 최소 6~7주가 소요될 정도였다.
하지만 연세사랑병원이 지난 2012년부터 2년간 연구한 끝에 기존 모델보다 ‘개선된’ PSI를 개발하면서 국내화·대중화에 처음 성공했다. 환자의 관절을 확실히 감싸는 굴곡형의 ‘브릿지’ 구조를 추가해 하지 정렬 축의 정확한 각도를 측정하는 기능이 더해졌는데도 제작 기간은 2주 이내에 가능하다.
◇ 믿을 수 있는 인공관절 수술 병원은?
현재 연세사랑병원은 ‘브릿지 구조를 포함하는 인공무릎관절 환자 맞춤형 수술가이드 및 이를 제작하는 방법(특허 제 10-1675581호)’과 ‘정렬로드를 포함하는 인공무릎관절 환자 맞춤형 수술가이드 및 이를 제작하는 방법(특허 제 10-1675584호)’의 설계 특허를 2건이나 보유하는 등 3D맞춤형 인공관절 수술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연세사랑병원은 3D맞춤형 인공관절 수술 건수만 1만500례를 돌파했다. 세계적으로 이 수술을 1000례 이상 진행한 사례를 찾아보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수치다.
이에 연세사랑병원은 ‘4세대 인공관절 치환술’을 위한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환자 맞춤형 인공관절’ 공동연구에 들어간 것. 고 병원장과 한국 생산기술연구원 정경환 박사팀이 개발 중인 ‘환자 맞춤형 인공관절 모델’과 미국에서 개발된 ‘환자 맞춤형 인공관절’의 ‘마모 테스트(Experimental Wear Test)’를 1년간 시행한 결과, 국내 모델이 마모가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내용은 세계적 학술지인 ‘Journal of Clinical Medicine’을 통해 발표돼 학계의 관심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