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디지털 교도소 주범 특정…"2대 운영자도 공범 간주"

김창룡 경찰청장 21일 정례 기자간담회
"디지털 교도소 주범격 인물 특정…해외 체류"
"인터폴 협조해 조기 검거 방침"
  • 등록 2020-09-21 오후 12:22:54

    수정 2020-09-21 오후 12:22:54

[이데일리 손의연 기자] 성범죄자의 얼굴과 이름 등 신상을 공개하는 인터넷 사이트인 ‘디지털 교도소’관련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이 운영진의 인적사항을 특정하고 검거에 나섰다. 이 사이트의 2기 운영진도 공범으로 보고 수사 중이다.

경찰청 (사진=경찰청)
김창룡 경찰청장은 21일 오전 서울시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디지털 교도소 전담 수사팀을 지정해 수사해왔고 주범격이라 할 수 있는 인물의 인적사항을 특정했다”고 밝혔다.

또 “이 인물이 해외에 체류하고 있기 때문에 인터폴(국제형사경찰기구)을 통한 다각적인 협조 조치를 취하고 있다”며 “조기에 검거돼 국내 송환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디지털 교도소에 신상이 공개된 고려대 학생 A씨가 지난 3일 오전 집에서 숨진 채 가족에게 발견됐다. 디지털 교도소는 지난 7월 A씨가 누군가에게 지인 사진을 음란물에 합성해달라고 요청했다며 A씨의 얼굴 사진, 학교, 전공, 학번, 전화번호 등 신상 정보를 공개했다.

A씨는 생전 고려대 온라인 커뮤니티인 ‘에브리타임’에 글을 올려 본인의 신상 정보가 맞지만 “그 외의 모든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모르는 사이트에 가입됐다는 문자가 와서 URL(링크)을 누른 적이 있는데 그때 핸드폰 번호가 해킹당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디지털 교도소는 한 의대교수가 성착취물을 사려고 했다는 정보를 올렸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문제된 내용을 차단 조치 했지만 이와 별개로 경찰은 종합적인 수사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디지털 교도소는 잠시 폐쇄됐다 11일 ‘2대 운영자’가 등장해 다시 열린 상황이다. 2대 운영자는 “앞으로 법원판결, 언론 보도자료 등 누가 보기에도 확실한 증거들이 존재하는 경우에만 신상공개를 할 것을 약속드린다”며 “조금이라도 증거자료가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경우 가차없이 삭제했고 일부에 대해선 증거 보완 후 재업로드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 청장은 “연속범, 공범의 일종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며 “안타깝지만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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