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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9·1 부동산 대책을 통해 내년부터 서울·수도권 청약통장 가입자의 청약 1순위 자격을 2년에서 1년으로 단축하기로 하면서, 연내에 1순위 통장을 쓰려는 수요가 분양시장으로 몰리고 있다. 지난 1일 1순위 청약을 받은 ‘위례 자이’ 아파트에는 6만명 이상 신청자가 몰리는 등 강남 일대 분양시장은 과열 양상까지 보이고 있다. 반면 집값 상승 기대감이 낮은 강북권 분양 물량은 순위 내 마감도 어려운 청약 양극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하지만 강북에서 내 집 마련을 원하는 실수요자라면 매매로 ‘헌 아파트’를 사는 것보다는 분양으로 ‘새 아파트’를 청약하는 편이 향후 집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훨씬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감가상각’ 법칙 통하는 강북권 아파트
본지가 부동산114에 의뢰해 서울지역 입주 5년 이하 ‘새 아파트’와 10년 이상 ‘헌 아파트’의 3.3㎡당 가격 차를 분석한 결과 서울 강북권은 500만원이 넘는 차이를 보였다. 강북권 새 아파트의 3.3㎡당 가격은 1743만원으로 헌 아파트(1227만원)보다 42%(516만원) 더 비쌌다. 실제로 강북권인 성북구 종암동에 나란히 자리한 대단지인 ‘래미안 세레니티·삼성래미안·SK아파트’ 등 3곳을 비교하면 차이가 명확히 드러난다. 입주한 지 5년된 래미안 세레니티(2009년 10월·1161가구)와 11년된 삼성래미안(2003년 6월·1168가구), 16년 지난 SK아파트(1998년 9월·1783가구) 등 3개 단지의 전용 84㎡형 평균 매매가는 각각 4억8000만원, 3억9000만원, 3억5000만원이다. 같은 지역의 동일한 주택형인데도 최고 1억3000만원이나 집값이 차이가 난다. 특히 래미안 세레니티와 삼성래미안은 같은 건설사가 지은 브랜드 아파트인데도 1억원 가까이 가격 차가 벌어졌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이제는 재건축 기대감 때문에 ‘감가상각’ 법칙을 벗어나 헌 아파트 가격이 더 비싼 곳은 강남 일부 지역에 불과하다”며 “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되면서 강북권에선 사용가치가 높은 새 아파트 선호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강북권 새 집과 헌 집 가격 차 갈수록 벌어져
강남권에서는 입주 5년 이하 새 아파트와 10년 이상 헌 아파트의 집값 격차가 매년 좁혀지고 있지만, 강북권은 갈수록 벌어지고 있는 사실도 내 집 마련을 고민 중인 실수요자들이 주목할 부분이다. 2010년 이후 5년간 강남·강북권의 3.3㎡당 아파트값 변화 추이를 보면 새 아파트와 헌 아파트의 가격 차가 강남은 491만원에서 149만원으로 70%가량 줄어든 반면 강북은 267만원에서 516만원으로 두 배 가까이 더 벌어졌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팀장은 “정부가 9·1 대책을 통해 재건축 연한을 단축하기로 했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 지어진 아파트들은 용적률 등을 고려할 때 재건축 가능성이 거의 없다”며 “앞으로 실수요자 사이에선 집값 하락을 피하기 위해 새 아파트만 골라 갈아타는 경우도 생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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