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 투자·헤지상품 역할 커…단기 급등 집착은 버려야”

세계금협회 중국 대표 인터뷰, 금값 상승세 분석
“금리 인하 기조, 금융 변동성 등 요인 영향 미쳐”
“장기 보유·위험 분산 차원 투자, 공식기관 통하라”
  • 등록 2024-03-22 오후 4:45:38

    수정 2024-03-22 오후 4:45:38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세계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 매입에 나서면서 금값을 올리는 가운데 앞으로도 금 수요는 계속된다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일반 투자자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 투자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이다.

중국 광둥성 포산 지역의 한 귀금속 매장에 금 장신구가 전시돼있다. (사진=AFP)


세계금협회의 중국 대표인 왕리신은 22일 중국 경제 매체 이차이와 인터뷰에서 “미국·유럽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과 금융 변동성, 기술 측면의 플러스 요인, 중국·인도의 금 소비시장 호조, 지정학적 긴장 완화 등 5가지 요인이 맞물려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현재 금 현물 시세는 온스당 220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왕 대표는 코로나19에 따른 변동성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금의 투자·헤지(위험 회피) 역할이 잘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금 가격의 상승세는 5가지 원인이 있는데 우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예측 등 통화정책 변화가 꼽힌다. 미국이 금리를 내리면 달러 약세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금이 대체 투자처로 주목 받는 것이다.

또 중앙은행 정책이 바뀌면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짐에 따라 금 수요가 높아질 수 있다. 기술적 측면에선 금 매수 포지션이 크게 늘어나면서 투자자가 많이 유입된 것도 상승 요인이다.

1~2월 통상 금 비수기인데 올해는 금값 상승세로 여전히 수요가 강세를 보이고 있으며 중국·인도는 실물 금 시장을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지정학적 갈등이 증가하면서 헤지 수단으로 금의 매력이 커지고 있다는 판단이다.

앞으로 금값 전망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최근 금값 상승세에는 중국을 비롯한 중앙은행의 매입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러한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왕 대표는 “2008년 금융위기를 시작으로 그동안 격변기 동안 금의 투자·헤지 역할은 최대한 발휘됐다”며 “중앙은행 준비금을 위한 금융 상품은 장기적 구축의 필요성에 따라 안전성과 유동성이라는 두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하는데 금은 중앙 준비금의 중요한 구성 요소 중 하나로 사용된다”고 분석했다.

그는 “세계금협회가 2년마다 실시하는 중앙은행 준비금 관리자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부분의 중앙은행 준비금 관리자들은 준비금 다변화 추세가 지속되고 개발도상국과 선진국을 포함해 금 보유량을 늘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금은 독립적인 금융 자산으로서 가격 변동은 정상적인 현상인 만큼 단기 급등을 바란 투자는 위험할 수 있다는 조언도 곁들였다.

왕 대표는 “금 투자자는 금이 독립성이 강하고 전통적인 금융 자산과의 상관관계가 낮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해야 한다”며 “투자자는 단기적인 금 가격 변동에 지나치게 집착하기보다는 장기 보유 및 위험 분산 관점에서 금에 대한 투자 결정을 내릴 것을 권장한다. 금 가격은 투기성 상품에도 적합하지 않다”고 말했다.

왕 대표는 일반 투자자들에게도 “금 투자는 장기적인 관점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경험이 많지 않은 투자자는 레버리지 투자 상품을 피하는 것이 좋다”며 “금에 투자하고 구매할 때는 제3자 위험에 주의하고 공식적인 기관을 선별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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