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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13년 동맹’ 구글 버리고 MS로 갈아타나
뉴욕타임스(NYT)는 구글 내부문서를 인용해 삼성전자가 자사 기기의 기본 검색엔진을 구글에서 MS의 빙(BING)으로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양측은 아직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2010년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인 갤럭시A를 출시하면서부터 13년간 구글과 협력을 이어왔다. 갤럭시 등 삼성 스마트폰에 구글 검색엔진이 기본 탑재된 덕에 구글은 검색 점유율을 높일 수 있었다. 삼성전자의 기본 검색엔진 탑재로 구글이 챙기는 매출은 매년 30억달러(약 3조9000억원)에 이른다.
NYT는 삼성전자의 움직임을 ‘난공불락’으로 여겨지던 검색 시장에서 구글의 아성에 생긴 ‘첫 번째 균열’이라고 평가했다. 다른 모바일 기기 제조사들이 구글 검색 시장에서 이탈하는 물꼬가 될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를 제외하고도 올해 만료되는 구글의 검색엔진 탑재 계약은 연매출 200억달러(약 26조원) 규모에 이른다. 설사 계약을 지켜낸다고 해도 과거보다 계약 조건이 불리해질 가능성이 있다.
‘프로젝트명 메자이’ 구글 반격 신호탄 될까
구글도 본격적인 대응에 나섰다. 구글은 ‘메자이’란 이름의 완전히 새로운 AI 기반 검색엔진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160명이 넘는 직원들이 투입돼 내부 테스트를 진행 중이며, 다음 달 공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처음엔 100만명을 대상으로 베타서비스를 시작하고 연말엔 3000만명 규모까지 서비스 인원을 확대할 계획이다.
구글은 이용자 검색 기록과 채팅 등을 통해 학습한 내용을 바탕으로 최적의 검색 결과를 제공할 수 있도록 새 검색엔진을 설계하고 있다. 이런 학습 내용은 이용자 맞춤형 광고를 만드는 데에도 활용된다. 아울러 AI를 활용한 이미지 생성·언어 학습 기능도 개발 중이다.
구글의 속도전이 성공을 거둘지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오픈AI의 ‘챗GPT’가 인기를 끌자 구글은 지난 2월 대항마인 ‘바드’를 공개했다. 하지만 시연 행사에서부터 오답을 내놓아 망신을 당했다. 바드는 지난달 시범 출시된 이후에도 챗GPT나 빙보다 기능이 떨어진다는 혹평을 받고 있다.
앞서 MS가 오픈AI에 100억달러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지고 이를 빙에 탑재하겠다고 밝힌 이후에도 구글은 전 직원에게 ‘적색 경보’를 발령했으나 성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는 지난주 월스트리트저널과 한 인터뷰에서 “구글은 많은 분야에서 MS와 경쟁했다”며 “(고객들은) 구글이 제품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