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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중앙은행은 지난해 4월 국제통화기금(IMF)과 구제금융 협상을 마무리 짓기 전까지 대외부채 상환을 중단한다며 디폴트(채무 불이행)을 선언했다. 코로나19로 국가 핵심 산업인 관광산업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스리랑카의 대외 부채는 지난해말 기준 510억달러(약 63조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중국과 인도가 빌려준 돈은 각각 70억달러(약 8조 7220억원), 10억달러(약 1조 2460억원)다. IMF는 스리랑카와 두 나라와 협상을 마무리 짓지 않으면 구제금융을 집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위라싱게 총재는 “채무를 이행하지 않는 상황이 오래가는 걸 원하지 않는다”며 “부채를 경감해준다면 스리랑카가 두 국가에 대한 채무를 상환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이 지연되는 사이 스리랑카 경제는 더 나빠졌다. 세계은행은 지난해(-9.2%)에 이어 올해도 스리랑카 경제가 4.2% 역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달 스리랑카의 식료품 가격은 1년 전보다 65% 뛰었다. 세계식량계획은 스리랑카 인구 중 3분의 1가량이 ‘식량 불안’ 상태에 있다고 추산했다. 장하준 런던대 교수, 토마 피케티 파리경제대 교수 등 경제학자 182명은 성명을 내고 “모든 대출 기관들은 구조조정 부담을 분담하고 단기적으로 추가 자금 조달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