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병역특례' 총대 멘 황희...국힘 "돈 걷어 불쌍한 장병 나눠줘라"

  • 등록 2022-05-04 오후 4:04:18

    수정 2022-05-04 오후 4:12:56

[이데일리 박지혜 기자]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병역 특례 문제를 다시 불 타오르게 했다.

황 장관은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중문화예술인의 국위선양 업적이 뚜렷함에도 불구하고 병역 의무 이행으로 인해 활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다”며 “이는 국가적 손실이자 전 인류의 문화적 손실”이라고 강조했다.

황 장관은 임기가 며칠 남지 않은 상황에서 이른바 ‘BTS 법’ 통과를 요구한 데 대해 “대중문화예술인에게 그러한 기회(병역 특례)가 주어지지 않는 점은 불공정할 수도 있는 대목”이라면서도 “최근 방탄소년단 일부 멤버의 입대를 앞두고 찬반양론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누군가는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 사진=BTS 트위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벙역법 개정안은 ‘BTS만을 위한 법’이라는 비판 속에 엄밀한 선발 기준 미흡과 병역의무 이행의 공정성과 형평성 등을 이유로 찬반이 엇갈리고 있다.

황 장관도 반대 여론을 의식한 듯 “방탄소년단 7명의 멤버와 소속사에 제안 드린다”며 “국민과 20대 청년이 납득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여’에 적극적으로 동참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또 “반대 여론이 20대 남성들 입장에서 공정 이슈로 많이 나오고 있다. 소속사도 이런 기회에 그분들과 한번 대화를 했으면 좋겠다”고도 했다.

황희 문체부 장관이 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대중문화예술인 예술요원 편입제도 신설’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페이스북을 통해 전날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나온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을 소환했다.

허 의원은 정 후보자 아들이 2010년 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2015년 재검을 거쳐 사회복무요원(4급 보충역) 소집 대상으로 판정이 달라진 것을 두고 “왜 신체검사하고 군대 갈 때만 아프고 평상시는 멀쩡하냐는 말이냐”라고 지적했다.

정 후보자는 “(아들의) 추간판 탈출증은 4∼6주 내 증상이 소실됐다가 재발한다”면서 “평소에는 등산도 하고 골프도 치고 많이 한다”고 해명했다.

박 대변인은 “아픈 사람은 군대 보내자면서, 아득바득 사회복무요원으로 강제 차출해 어떻게든 부려 먹고 있으면서, BTS는 국익에 도움되니 면제해주자는 게 이치에 맞다고 보는가? 그리고 예체능, 대중음악만 국익에 도움되는가? BTS만 면제해주자는 건 아니실 거 아닌가?”라고 질문을 쏟아냈다.

이어 “다른 분야도 권위 있는 대회나 상훈은 얼마든지 있고 국익에 도움될 여지가 다분한데, 다른 분야는 왜 차별하는가? 그렇게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막연한 기준으로 면제 항목 신설하다 현역병 판정률 100%를 넘겨 군대를 환자로 채우는 게 목표인가?”라며 “차라리 ‘기여면제제도’를 만들라. 아예 수익 환수를 조건으로 면제시키라, 이 말이다”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국가에 도움되니까 20대 남성이 양해하라’는 국가주의적 사고를 강요하는 것보다, 돈이라도 걷어 불쌍한 장병들 나눠주는 편이 낫지 않겠는가?”라고 쏘아붙였다.

올해 1월 28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열린 ‘MZ세대라는 거짓말’ 북 콘서트에서 저자인 박민영 국민의힘 청년보좌역(현재 대변인)이 이준석 당 대표에게 마이크를 건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 대변인은 “세상에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아서, 하찮음의 대가로 군대 가는 사람은 없다”라며 “누군가는 해야 할 역할이기 때문에, 나 아니면 대신할 사람이 없기 때문에,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함께한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에, 이 악물고 감수하는 희생이고 헌신”이라고 강조했다.

또 “BTS 병역면제는 그런 남성 전체를 ‘하찮음의 대가’로 군대 가는 사람 취급하는 처사”라며 “구시대적 병역면제 논의를 중단하시기 바란다. 형평성이 문제 된다면 차라리 전체를 폐기하라. 그게 공정과 상식”이라고 했다.

BTS 멤버 중 맏형인 진은 1992년생으로, 2020년 개정된 병역법에 따라 문체부 장관의 입영 연기 추천을 받아 올해 말까지 입영이 연기된 상태다.

BTS를 비롯해 대중문화예술인이 병역특례를 받으려면 시행령만 고치면 된다. 그러나 국방부는 그러나 지난해 11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반대 입장을 내놨고, 공은 국회로 넘어간 상태다.

법 개정 후 시행까지 통상 6개월 정도 걸리는 점을 고려하면 BTS 멤버 진이 병역특례 혜택을 받으려면 병역법 개정안이 이달 안에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한편, BTS 소속사 하이브의 이진형 커뮤니케이션 총괄(CCO)은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 현지 간담회에서 병역 관련 질문에 “최근 몇 년간 병역 제도가 변하고 있고 (적용) 시점을 예측하기 어려운 점이 있어 아티스트가 힘들어하는 것도 사실”이라며 “(멤버) 본인들의 계획을 잡는 부분도 어렵기 때문이다. 사회와 아티스트 모두에게 유익한 방향으로 결론이 날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 CCO는 “아티스트는 현재 병역과 관련한 업무를 회사에 일임한 상태”라며 “병역에 대한 논의가 이번 국회에서 정리됐으면 좋겠다”고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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