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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고(故) 김창호 경감의 빈소가 마련된 서울 송파구 경찰병원 장례식장. 고 김 경감의 누이 김모(67)씨는 “이제 와 특진이 무슨 소용이냐”며 가슴을 쳤다. 폭행 신고를 받고 출동한 고인은 전날 오후 6시 34분쯤 서울 강북구 미아동 오패산터널 인근에서 성모(46)씨가 쏜 총에 폐를 관통 당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결국 숨졌다.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전날 밤 충북 영동군에서 2시간을 내리 달려 장례식장에 도착한 김씨는 “어머니는 아직 아들이 어떻게 숨졌는지 모른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2평(6.6㎡) 남짓한 빈소에는 모친 박모(86)씨의 가느다란 곡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김씨는 “동생은 곧고 바른 사람이었다”며 “가족들밖에 몰랐고 형제들, 어머니한테도 자주 연락하는 다정한 아들이었다”고 말했다.
지난 1989년 순경으로 입직한 고인은 27년 동안 경찰에 몸 담으며 24차례나 표창을 받았다. 현장에 함께 출동한 번동파출소 정현배 경장은 “업무에 열정이 많았고 후배들보다 항상 앞장서고 적극적으로 업무에 임하는 분이었다”고 눈물을 삼켰다.
이날 고인은 경감으로 1계급 특진이 추서됐다. 이날 오후 1시 20분쯤 빈소를 방문한 이철성 경찰청장은 “경찰의 날(10월 21일)을 앞두고 범인 검거 중 순직하는 일이 발생해 안타깝고 비통한 심정”이라며 “고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제도적 대처 등을 마련해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장례는 오는 22일까지 4일장으로 치러지고 영결식은 22일 서울지방경찰청 장(葬)으로 거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