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압박에도 강경한 獨…그리스 시한폭탄 `째깍째깍`(종합)

獨 "디폴트에도 파급 효과 없다"..다음 주 회의도 비관적
내달 IMF 부채상환 마감..`그리스 디폴트 현실화` 우려
  • 등록 2015-04-16 오후 3:39:09

    수정 2015-04-16 오후 3:39:09

<사진: 파이낸셜타임스(FT)/AFP 통신>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부 장관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또 다시 ‘골칫거리’ 그리스가 도마에 올랐다. 미국이 그리스의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탈퇴를 우려하며 즉각적인 ‘구제금융’ 합의를 촉구하고 나섰지만, 그리스의 최대 채권자인 독일은 눈 하나 꿈쩍하지 않았다. 오히려 비관적인 전망들을 쏟아내며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현실화될 가능성만 높이고 있다.

16일부터 나흘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를 앞두고 각국의 재무장관들이 그리스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은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과의 만남을 하루 앞두고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날 경우 위기가 초래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그렉시트(Grexit, 그리스 유로존 탈퇴)는 이제 막 회복 조짐을 보이는 세계 경제에 결코 좋은 일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의 신속한 구제금융 집행을 촉구한 것이다.

그러나 유로존 내에서 발언권이 가장 센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부 장관은 같은 날 “아무도 (다음 주 회의에서 그리스 구제금융이)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음 주 24일 라트비아 리가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도 그리스 구제금융이 결론나지 않을 것이란 경고다.

지난 2월 그리스와 유로존 채권단은 그리스에 대한 긴축정책 등 구조개혁을 조건으로 구제금융을 넉달 간 연장키로 합의하지만, 두 달 넘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하면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그러는 동안 그리스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위험은 점점 커지고 있는 양상이다.

다음 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조차도 그리스 구제금융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할 경우 시한은 다음 달 11일로 넘어간다.이날 또 한 번의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그리스는 12일 IMF에 7억4700만달러를 갚지 못해 디폴트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간신히 부채를 상환하더라도 6월 16억유로를 또 갚아야 한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 역시 ‘부정적’이다. S&P 역시 내달 중순까지 구제금융 등에 대한 지원이 없다면 그리스가 채권단에게 빚을 갚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발행된 그리스 3년물 국채 금리는 24.6%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리스와 독일은 이미 그리스의 디폴트에 대비하는 분위기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3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그리스 정부가 이달 말까지 채권단과 협상에 이르지 못하면 디폴트 선언을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그리스 정부 관계자는 “우리는 막다른 길에 와 있다”며 “만약 유럽이 구제금융 지원금을 주지 않으면 디폴트 외에는 대안이 없다”고 밝혔다.

독일 주간신문 디 차이트(Die Zeit)는 독일은 그리스가 디폴트가 되더라도 유로존에 남는 것을 원한다고 보도했다. 디폴트가 현실화될 경우 자본 통제 등 어려운 작업에 직면하게 될 것이지만, 그렉시트는 막아야한다는 입장인 셈이다.

쇼이블레 장관은 “금융시장은 그리스의 디폴트나 그렉시트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 이미 모든 시나리오가 가격에 반영돼 있다”며 “어떤 파급효과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런 일(그렉시트)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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