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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부터 나흘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의와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춘계회의를 앞두고 각국의 재무장관들이 그리스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제이콥 루 미국 재무장관은 야니스 바루파키스 그리스 재무장관과의 만남을 하루 앞두고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가 유로존을 떠날 경우 위기가 초래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며 “그렉시트(Grexit, 그리스 유로존 탈퇴)는 이제 막 회복 조짐을 보이는 세계 경제에 결코 좋은 일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와 국제 채권단의 신속한 구제금융 집행을 촉구한 것이다.
그러나 유로존 내에서 발언권이 가장 센 볼프강 쇼이블레 독일 재무부 장관은 같은 날 “아무도 (다음 주 회의에서 그리스 구제금융이)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다음 주 24일 라트비아 리가에서 열리는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도 그리스 구제금융이 결론나지 않을 것이란 경고다.
다음 주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조차도 그리스 구제금융에 대한 해법을 찾지 못할 경우 시한은 다음 달 11일로 넘어간다.이날 또 한 번의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에서도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그리스는 12일 IMF에 7억4700만달러를 갚지 못해 디폴트가 현실화될 전망이다. 간신히 부채를 상환하더라도 6월 16억유로를 또 갚아야 한다.
국제신용평가사인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이날 그리스의 국가신용등급을 ‘B-’에서 ‘CCC+’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등급 전망 역시 ‘부정적’이다. S&P 역시 내달 중순까지 구제금융 등에 대한 지원이 없다면 그리스가 채권단에게 빚을 갚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발행된 그리스 3년물 국채 금리는 24.6%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독일 주간신문 디 차이트(Die Zeit)는 독일은 그리스가 디폴트가 되더라도 유로존에 남는 것을 원한다고 보도했다. 디폴트가 현실화될 경우 자본 통제 등 어려운 작업에 직면하게 될 것이지만, 그렉시트는 막아야한다는 입장인 셈이다.
쇼이블레 장관은 “금융시장은 그리스의 디폴트나 그렉시트 가능성에 대해 우려하지 않는다. 이미 모든 시나리오가 가격에 반영돼 있다”며 “어떤 파급효과도 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런 일(그렉시트)은 벌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