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이 방어다"..앨러건, 적대적 M&A 막으려 인수 나서

샐릭스에 인수 `러브콜`..몸집 키워 적대적 M&A 피할 계산
  • 등록 2014-08-20 오후 3:34:59

    수정 2014-08-20 오후 3:34:59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보톡스 제조업체 앨러건(Allergan)이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한 방어 목적으로 제약회사 샐릭스(Salix) 인수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앨러건이 경영권 방어를 위해 기업 몸집 불리기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현재 앨러건은 캐나다 제약회사 밸리언트(Valeant)의 적대적 M&A 시도에 직면한 상태다. 밸리언트는 지난 4월 530억달러(약 54조원) 규모의 인수 제안 앨러건 측에 했다. 그러나 앨러건은 지나치게 가격이 낮다는 이유로 거절한 상태다.

앨러건이 거절의 뜻을 밝혔지만 밸리언트와 그 배후에 있는 행동주의 투자자 빌 애크먼은 이사회 장악 시도에 나섰다. 지분 매입도 꾸준히 진행했다.

이에 앨러건은 이 회사와 애크먼을 내부자 거래 시도 혐의로 고소했다. 앨러건 측은 애크먼이 밸리언트와 부적절하게 공모하면서 자사 주식을 사들이는 내부 거래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앨러건은 예정에 없던 샐릭스 인수 시도에도 나섰다. 밸리언트와 애크먼으로부터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서다.

샐릭스의 기업 가치는 100억달러 정도다. 앨러건의 샐릭스 인수가 성공하면 밸리언트와 애크먼은 추가 비용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사실 밸리언트의 앨러건 인수 시도는 무리수에 가깝다. 실적만 두고 봤을 때 앨러건이 밸리언트보다 우위에 있다.

지난해 앨러건은 63억달러 매출에 9억8500만달러의 영업이익을 냈다. 연구개발(R&D)에도 10억4000만달러를 썼다. 주력 사업인 보톡스 부문에서도 독보적이다. 실적과 성장 가능성에 있어 우량한 편에 속한다.

반면 밸리언트는 지난해 57억7000만달러 매출에 8억6000만달러 적자를 냈다. 연구개발비는 앨러건의 7분의 1 가량인 1억6000만달러다. 영업 인력 수는 앨러건(2800명)의 두 배를 웃도는 6400명이다.

실적과 경영 효율성 면에서 밸리언트는 앨러건보다 못하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벨리언트보다는 애크먼이 주동해 앨러건 인수를 추진중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샐릭스는 이탈리아 제약 회사 코스모 인수를 시도하고 있다. 미국내 법인세를 피하기 위한 목적이다. 거래 규모는 26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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