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5000만원 돌파는 예고편…내년 전망 ‘밝음’

비트코인, 연초 이후 성장률 130% 기록
내년 상반기까진 상승세 이어갈 듯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1~4월 중 결정
기준금리 인하 시점 빠르면 5월 전망
비트코인 공급량 줄어드는 반감기 예정
  • 등록 2023-11-23 오후 4:32:18

    수정 2023-11-23 오후 4:32:18

[이데일리 임유경 기자] 비트코인의 글로벌 시세가 3만8000달러 안팎을 오가며 연초 이후 수익률 130%를 찍었다. 내년에도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올해 가격 상승을 이끈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와 ‘비트코인 현물 ETF(상장지수펀드) 출시’ 기대감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비트코인 공급이 줄어드는 ‘반감기’도 예정돼 있어서다. 산업적으로 ‘가상자산의 금융상품화’가 내년 트렌드로 주목된다.

23일 가상자산 시장분석 서비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15일 비트코인 가격은 연중 최고가인 3만7964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국내 거래소에선 약 3%의 프리미엄이 붙어 5060만원에 거래됐다. 이후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미국에서 천문학적 벌금을 맞는 대형 악재가 발생했지만, 여전히 3만700달러 중반대를 지키고 있다.

올해 비트코인은 기대 이상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글로벌 유동성 축소와 루나·테라 폭락 사태, 가상자산 거래소 FTX 파산 여파로 연초엔 시장 분위기가 얼어 붙어있었다. 이런 이유로 올해 1월 초 비트코인 가격은 1만6600달러까지 밀려났다. 연초 이후 현재까지 비트코인은 두 배 이상의 수익률을 거둔 것이다.

올 초부터 비트코인 가격 추이(이미지=코인마켓캡)


올해 비트코인 가격 상승을 이끈 건 ‘기대감’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높은 수준의 기준금리를 계속 유지했지만 금리인상을 곧 멈출 것이란 기대감에 위험자산 투자심리 회복됐고 비트코인도 수혜를 봤다. 또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면서 비트코인 가격 상승 재료가 됐다.

특히 지난 6월을 기점으로 비트코인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연준이 지난해 3월부터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이후 15개월만에 첫 동결을 결정했고, 운용자산 규모가 15조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을 낸 시점이다.

내년 비트코인 가격 이끌 3가지 요인

일단 내년 상반기까지 비트코인 시장 전망은 밝아 보인다. 크게 3가지 이유다. 첫 번째는 금리 인하 기대감이다. 시장에선 연준이 이르면 내년 5월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시장에서 내년 5월 기준금리를 0.25% 낮춘다는 전망은 48%에 이른다. 0.5%포인트 인하 전망도 16%로 집계됐다. 크립토윈터가 글로벌 유동성 축소에서 촉발된 것인 만큼, 가상자산 시장은 연준의 기준금리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 비트코인 투자 선호도도 강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임박에 대한 기대감이 두 번째 이유다. 내년 1월부터 4월 안에 SEC는 현재 심사 중인 비트코인 현물 ETF 10건에 대한 심사를 완료해야 한다. 시장은 심사를 통과한 ETF가 내년 초 출시될 것이라고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SEC가 블랙록이 신청한 ETF를 반려한 경우가 단 한 번밖에 없다는 점, 8월 법원이 SEC가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거부한 것은 행정절차법 위반이라고 판결한 점 등을 이유로 꼽는다. 비트코인 현물 ETF가 증권시장에서 거래되면 개인은 물론 그동안 비트코인 투자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던 기관도 쉽게 투자가 가능해진다. 이에 비트코인 시장에 새로운 자금이 유입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내년 초 예정된 비트코인 반감기도 가격 상승을 견인할 이벤트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비트코인 반감기는 4년마다 채굴자 보상을 위해 발행되는 코인 수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이벤트다. 현재는 10분에 블록 한개가 생성되고 그 보상으로 6.25개씩 새로운 코인이 발행된다. 그런데 반감기를 거치면 이 수량이 절반이 3.125개로 감소한다. 역사적으로 반감기를 거치는 4년 주기로 비트코인 가격이 크게 뛰었다. 내년엔 비트코인 현물 ETF가 출시되면 기관과 법인의 가상자산 투자 접근성이 높아져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반감기로 공급은 줄어 비트코인 가격도 상승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비트코인 가격 상승과 맞물려, 비트코인 현물 ETF가 대중적인 인기를 끌게 되면 비트코인이 금융 상품의 지위를 얻게 된다는 점에서 산업적인 의미도 커 보인다. 로펌 베더 프라이스의 제러미 센데로비츠는 최근 파이낸셜타임즈와 인터뷰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는 필연적으로 자산 클래스가 성숙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이 자산이 이제 누구나 접근할 수 있는 형식이 됐다는 신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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