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 채권시장은 미 경제지표 호조에 따른 국채 금리 상승, 국제유가 급등 등에 맞물리며 장 초반부터 상승하긴 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폭이 10bp 이상 커졌다. 미국 등에 비해 국내 국채 금리가 덜 올랐는데 키맞추기에 들어갔다는 평가다. 그 결과 국채 금리가 전 고점 수준으로 올라서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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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국고채 5년물 금리는 7.7bp 상승한 3.893%를 기록했다. 10년물 금리는 7.6bp 상승한 3.969%에 최종 호가됐다. 5년물과 10년물 금리는 각각 3월 2일(3.907%), 8월 22일(3.986%) 연 고점 이후 최고 수준을 보였다. 특히 10년물 금리는 장중 3.996%까지 올라 4%에 가까워지기도 했다. 2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각각 4.9bp, 5.3bp 상승한 3.875%, 3.818%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고 선물을 대규모로 순매도했다. KTB에 대해선 1만8000계약 넘게 순매도했고 LKTB에 대해선 6700계약 가량 매도세를 보였다. 외국인의 KTB 순매도 규모는 2021년 8월 20일(1만8400계약 순매도)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대다. 금융투자와 투신, 은행 등 기관투자가들이 KTB를 순매수했으나 외국인의 매도세를 넘어서지 못하면서 국고 선물은 약세 마감했다.
아시아장에서 미국 국채 금리가 10년물을 중심으로 소폭 오르는 듯 했으나 다시 하락했고 2년물 금리 또한 하락세를 보였다. 호주 국채 금리도 4bp 안팎의 상승세를 보였으나 유독 국내 국채 금리의 상승폭은 컸다.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 미국 ISM 서비스업 PMI 호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 경계감 등이 맞물리면서 국채 금리 상승 압력이 커졌으나 10bp 이상의 상승세를 보인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이에 대해 시장 참가자들은 그동안 미국채 금리가 오른 것에 비해 국내 채권 금리가 덜 올랐으나 이에 따른 키맞추기가 나타난 결과라고 평가했다.
분기말을 앞두고 수급이 약화될 우려도 커지는 분위기다. 국내 기관투자가들이 전일처럼 쉽게 저가 매수로 접근하기 부담스러운 모습도 관찰됐다. 한 증권사 채권 운용역은 “분기말에 수급이 좋지 않다는 학습효과가 있는데 매도하는 쪽은 빨리 팔려고 하는데 외국인이 국채 선물을 매도하는 틈을 타 매도 물량도 같이 출회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이날 장 마감 이후에는 유로존 2분기 국내총생산(GDP), 미국의 주간 신규 실업청구 건수 등이 발표되고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 총재와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