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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이날 미 뉴욕증시에서 모더나(-7.14%), 바이오엔테크(-8.6%), 노바백스(-6.51%), 화이자(-1.28%) 등 백신 관련 제약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락했다. 백신 관련 기업들의 시장가치도 100억달러 가량 줄었다. 백신 외에도 다양한 제품군을 거느리고 있는 화이자만이 그나마 선방했다.
이는 바이든 대통령이 전날 CBS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여전히 코로나19 관련 문제가 있다. (하지만 이에 대응해) 우리는 여전히 많은 일을 하고 있다. 팬데믹은 끝났다”며 사실상 팬데믹 종료를 선언한 데 따른 후폭풍이다.
미 정부 내부에서도 바이든 대통령과 비슷한 인식을 보이는 듯한 기류가 감지됐다. 미 정부는 지난 7월 코로나19 바이러스 재확산에 대해 공중보건비상 사태로 재지정했다. 하지만 이후 일부 고위 관리들은 재확산 위협에 대한 평가를 하향조정하는 등 크게 우려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고 FT는 전했다.
백신주 하락의 주요 원인이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이었다는 점은 팬데믹 이후 일상 복귀와 관련이 높은 기업·업종의 주가가 오름세를 보인 것에서도 확인된다. 실례로 아메리칸항공(3.35%), 유나이티드에어라인(3.26%), 델타항공(2.58%) 등 항공주들이 이날 일제히 상승했다.
BMO캐피털의 에반 사이거먼 애널리스트는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 △거시경제 침체 전망 △코로나19 변이 대응 부스터샷 도입에 소극적인 세계 각국의 분위기 등이 복합적으로 주가 폭락을 야기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미 정부의 호소에도 오미크론 부스터샷 접종은 예상보다 저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미 보건 전문가들은 바이든 대통령이 너무 빨리 승리 선언을 했다며 강력 비판했다. 여전히 매일 400여명이 코로나19로 사망하는 등 백신 접종이 필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미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을 지속하기 위해 224억달러의 예산을 편성, 의회에 승인을 요청해둔 상태다.
후폭풍이 커지자 미 백악관은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백악관 관계자는 이날 CNN방송에 “대통령의 발언은 바이러스 대응에 대한 정부의 정책 변화를 의미하지 않는다. 공중보건 비상사태 해제 계획은 없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