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 경제정책, 세부 로드맵 필요…시급 현안은 ‘물가 안정’”

[새정부 경제정책방향] 경제전문가 진단
“민간 통한 성장 의미 있지만…구체적 청사진 부족”
“재정정상화와 감세정책 실현 가능 의문, 논의해야”
“고물가 대응해야…금리 높이고 외환시장 안정 노력”
  • 등록 2022-06-16 오후 3:36:07

    수정 2022-06-16 오후 9:25:32

[세종=이데일리 이명철 강신우 원다연 공지유 기자] 규제·세제 개선을 전면에 내세운 새정부의 경제정책방향(새경방)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성장 잠재력 확충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재정 지출에 대응해 재원 확보 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 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당장 당면한 현안으로는 저성장과 고물가 국면을 일순위로 꼽았다. 금리 인상 외에 보조금 지급 등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추경호(오른쪽에서 3번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관계부처 장관들과 함께 16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16일 발표한 새경방은 규제 혁파와 세제 개편을 통한 민간 주도 경제 성장에 중점을 뒀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새경방에 대해 “경제정책 방향으로서 비교적 타당성이 높다”며 “경제 성장의 잠재력을 확충하고 성장 동력을 회복하기 위한 방향성을 민간 부분에서 찾고 있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책의 세부적인 내용이 부족한 점은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법인세·종부세나 주택 공급 등에 대해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겠다는 청사진은 제대로 없는 것 같다”며 “외환시장 안정 방안도 구체적인 것이 없고 분야별 구조개혁, 과학기술·신산업 육성도 어떻게 할지에 대한 방안이 조금 미흡하다”고 분석했다.

세제 완화를 실시하면서 동시에 건전 재정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한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세계적인 흐름이 세제 인하라면 모르겠지만 재정건전성을 걱정하면서 세금을 낮추는 것이 어떤 효과가 있는지 의문”이라며 “지금같이 정부 역할이 많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감세가 세수를 늘릴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실증적인 증거가 필요해보이고 공론화한 논의도 있어야 할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정부에서 법인세를 너무 많이 올려 인하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경기 상황을 봐야지 법인세를 낮춘다고 투자를 늘릴 수는 없을 것이고 이보단 세율 정상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고 규정했다.

일시적으로 세수가 줄게 되면 앞으로 재원을 조달할 창구가 없어진다는 점도 우려 사항으로 꼽혔다. 성 교수는 “감세한 부분에 대해 재정건전성이 부담을 안게 돼 해당 부분에 대한 관리 방안이 있어야 한다”며 “감세가 어느 정도 되면 재원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 지출 조정을 해야 할지에 대한 부분은 논의가 되지 않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정부가 해결해야 할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는 일제히 물가 안정을 꼽았다. 월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대를 기록하는 상황에서 경기는 하방 압력을 받고 있어 국민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 교수는 “물가가 5% 올라가면 우리 돈의 가치를 5%씩 떨어트리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예측 가능하고 안정된 범위 내로 (물가를) 안착시키는 게 지금 굉장히 중요한 과제”라며 “효과가 애매한 분야보다 원자재 등 물가 안정에 도움을 주는 쪽으로 세금을 깎고 보조금 등에도 정책 우선순위를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상봉 교수는 물가 안정 대책으로 금리 인상과 함께 부동산 안정을 제시했다. 그는 “제일 먼저 오른 물가가 집값으로 집값이 오르면 임대료도 오르고 공급자한테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최근 미국의 긴축 정책 가속화 등으로 금융시장이 불안정한 상황인 만큼 이에 대응할 필요도 있다는 판단이다.

김정식 교수는 “대외적으로 자본 유출을 막아 외환시장을 안정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며 “원달러 환율을 적정수준으로 관리해 수출에 도움이 되게 하고 수출 기업을 독려해 무역수지를 흑자로 전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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