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경매 시장이 뜨겁다. 매매 시장에서 거래가능한 매물을 찾아보기 힘들자 투자자들이 경매 시장으로 뛰어들고 있어서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신고가 경신 사례도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서울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 역대 최고
8일 지지옥션 ‘10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경매 진행건수는 1076건으로 이 중 602건이 낙찰됐다. 낙찰률은 55.9%로 전월(57.8%) 대비 1.9%포인트 하락했고, 낙찰가율도 전월(107.6%) 대비 1.4%포인트 낮은 106.2%를 기록하면서 10월 전국 아파트 평균 낙찰률과 낙찰가율은 다소 주춤했다.
반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전월(115.0%) 대비 4.9%포인트 상승한 119.9%를 기록하면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지지옥션이 집계를 시작한 2001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지난 7월 107.0%로 주춤했지만 한달만에 115%로 상승세로 돌아선 뒤 10월 119.9%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달 서울 강남구 개포동 현대2차 전용 132㎡는 30억5100만원(3층)에 낙찰됐다. 같은 평형대 아파트 신고가는 지난 2월 27억원(3층)이었다.
경매시장 호황과 달리 최근 서울 아파트 매매시장은 거래절벽이다. 급격히 오른 집값에 대한 피로감과 금리 인상 우려 및 대출 규제 등으로 매수심리가 얼어붙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1월 첫째주(1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100.7로 전주(100.9)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4월 12일 100.3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서울 아파트 거래 역시 급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아파트 매매 건수는 2693건으로 8월(4188건) 대비 거의 반토막 났다.
업계에서는 경매시장의 인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여전히 경매시장에서 아파트 낙찰가가 높아진다는 것은 매매시장에서 이 보다 더 높은 가격에 거래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이자 매매시장에서 거래가능한 매물이 부족하고 여전히 호가가 높게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양도세 중과로 인한 매물 감소와 신규 공급 부족으로 인한 현상으로 올해 말까지 낙찰가율 상승세는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과 달리 경기(109.9%)와 인천(120.1%) 아파트 낙찰가율은 전월 대비 각각 5.5%포인트, 3.6%포인트씩 하락했다. 경기는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에 110%대를 밑돌았고, 인천 아파트 평균 응찰자 수는 전월(10.2명) 대비 3.4명이나 감소한 6.8명을 기록해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치를 보였다.
지방 5대 광역시 역시 아파트 낙찰가율도 전월 대비 모두 하락했다. 하락폭이 가장 컸던 지역은 부산으로 전월(111.7%)에 비해 9.6%포인트 하락한 102.1%를 기록했고, 광주(99.5%)와 대전(96.8%)이 전월에 비해 각각 5.4%포인트, 3.8%포인트 하락하면서 100% 아래로 떨어졌다.
반면 빌라(연립·다세대) 낙찰가율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매매가와 전세가가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가격 진입장벽이 낮은 빌라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해석된다.
인천의 빌라 낙찰가율은 전달(83.9%)대비 4.0%포인트 상승한 87.9%, 경기는 4.0%포인트 상승한 83.5%를 기록해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서울의 빌라 낙찰가율도 93.4%로 지난달(97.9%)에 비해 주춤했지만 올해 두번째로 높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