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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대호 기자] NHN(181710)(엔에이치엔)이 지난 1일, 세계 일류(톱티어)를 목표로 데이터(DATA) 기술 전문 독립법인을 출범시켰다. ‘NHN DATA’다. 디지털 광고 플랫폼 기업 NHN 에이스(ACE)가 모태가 됐다. NHN ACE를 이끈 이진수 대표가 NHN DATA를 맡았다.
이진수 NHN DATA 대표를 최근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 위치한 NHN 플레이뮤지엄 사옥에서 만났다. 두 해 전, 이 대표를 봤을 땐 ‘다이티’ 등 주력 솔루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풀어놨었다. 그는 “데이터를 다루면서 통찰력을 얻고 타깃 마케팅까지 할 수 있는 필수 솔루션”이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었다.
이번엔 달랐다. 개별 솔루션에 관한 얘기보다 빅픽처(큰 그림)를 꺼냈다. 그때보다 더 자신감에 찬 눈빛과 제스처도 차이점이랄까. 알고 보니 NHN DATA는 두 해 전에 밑그림을 그려놨다가 이번에 현실화한 것이다. 중장기 목표는 데이터를 잘 다루는 기업으로 ‘세계 일류’에 오르는 것이다. 기업공개(IPO)도 그림에 들어가 있다.
NHN DATA 사전 준비…20년 노하우 담는다
NHN DATA엔 ‘에이스 카운터’ 등 올해로 출시 20년째를 맞은 솔루션이 있다. 디지털 광고가 태동하던 시기에 나와 이용자 웹사이트 방문 행태 등에 대한 로그 분석으로 이름을 알렸다. 업력과 그동안 다뤄온 데이터 규모 등을 고려하면 개별 솔루션으로는 ‘국내 넘버원’ 자리에 있다. 회사는 지난 2019년 10월, 데이터 통합 플랫폼 ‘다이티(Dighty)’를 더해 데이터를 주무르는 역량을 배가시켰다.
이진수 대표는 “2019년 초부터 별도로 데이터 사업을 끌어나가야겠다 생각했다”며 “기존 광고 데이터 솔루션과 새로운 기술사업에 대한 차이점을 외부에 설명하기가 쉽지 않았고 국내보다는 글로벌 시장을 겨냥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2019년 상반기에 NHN DATA 도메인을 확보하고, 그때부터 다이티 등 사업모델을 다각화한 뒤 시장 호응을 보면서 데이터 전문 독립법인의 가능성을 확인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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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데이터 접근…‘데이터 민주화’ 이끌 것
이 대표는 데이터 과학(사이언스) 다음 키워드로 ‘데이터 민주화’가 떠오를 것으로 봤다. 데이터 민주화는 쉽게 말해 데이터를 누구나 쉽게 접근하고 활용하면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를 지녔다. 고객사가 경영 환경에 맞게 데이터를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기술적 제반을 갖추겠다는 의미다.
이를 위한 ‘증강분석(Augmented Analytics)’ 기술을 언급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데이터 분석을 자동화할 수 있는 기술을 일컫는다. 이 대표는 “AI가 일반 사람이 데이터를 쉽게 해석할 수 있도록 알아서 가공해서 보여준다”며 “큰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고 부연했다.
예를 들면 고객사는 NHN DATA가 운영하는 고객데이터플랫폼(CDP)에서 데이터를 쉽게 결합해 고객 프로필을 생성하고 각종 개인화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식이다.
◇2025년 세계 일류 목표…‘개인정보 강화’ 이슈가 기회로
이 대표는 “2025년 글로벌 톱티어 기업이 되자는 것이 중장기 목표”라고 강조했다. 향후 기업공개(IPO) 추진에 대해선 “데이터 분야 유니콘 기업인 세그먼트는 이익 현황보다는 성장 가치를 인정받아 기업가치가 몇 조단위”라며 “한국에선 기술기업에 대해 이익이 나지 않으면 가치판단을 잘못하는 경우가 있다. 지금은 언급할 때가 아니다”면서 말을 아꼈다.
NHN DATA는 올해 하반기부터 세계 시장 직접 진출도 추진한다. 방고 외 파트너사 제휴도 고민하고 있다.
이러한 세계 시장에선 ‘개인정보 강화’가 이슈이기도 하다. 구글은 2022년부터 서드파티(제3자)에게 크롬 브라우저 쿠키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예고했으며, 애플은 이용자 허가를 받아 데이터를 수집하도록 iOS 업데이트를 진행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예전엔 서드파티 데이터로 타기팅했다면, 이제 퍼스트파티(기업내부) 데이터로 고객사가 직접 쌓은 데이터에 좀 더 집중해서 비즈니스의 폭과 접근을 바꾸는 새로운 방식이 연구되고 있다”며 “이쪽으로 주류가 흘러들 것으로, 이러한 관점에서 여러 마케팅툴이 성격이 바뀌어 커스터머데이터플랫폼(CDP)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현황을 알렸다. 덧붙여 이 대표는 “이러한 패러다임의 시프트(전환)는 NHN DATA에게 기회라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