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경계영 기자]
포스코(005490)는 세계 최초로 친환경 흑연 쾌삭강(PosGRAM) 개발에 성공해 본격적으로 양산한다고 13일 밝혔다.
쾌삭강은 단면이 원형이면서 가늘고 긴 철강재인 선재제품 가운데 하나로 절삭면이 깨끗하고 빠르게 잘리는 강이다. 복잡한 형상이나 치수 정밀도가 중요한 자동차나 전기·전자, 사무자동화기기의 정밀부품을 만드는 데 쓰인다.
| 포스코가 개발한 친환경 흑연 쾌삭강(PosGRAM)을 정밀 가공해 제작한 기계 부품. (사진=포스코) |
|
기존 쾌삭강은 절삭성을 높이려 납을 첨가하다보니 제품을 생산·가공·재활용 처리하는 과정에서 ㎛ 크기의 미세 입자로 납이 공기 중에 퍼져 작업자에게 염증, 신경계 손상 등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었다.
유럽연합(EU)의 전기전자제품유해물질제한지침(RoHS)와 폐자동차처리지침(ELV)은 제품 내 납 함유량을 최고 0.1%로 규정하지만 납쾌삭강의 경우 대체소재가 없다보니 예외적으로 최고 0.35%까지 허용했다. 다만 글로벌 기업을 중심으로 납이 함유된 부품 사용을 금지하는 추세가 확대되고 있다.
포스코가 개발한 흑연 쾌삭강은 친환경 소재인 흑연을 활용해 납쾌삭강보다 더 우수한 절삭성을 확보했다. 열처리로 균질한 조직을 구현함으로써 어느 방향으로 절삭하든 가공 효율을 높였으며, 주변 자기장에 쉽게 자석화하는 특성 덕에 솔레노이드 밸브를 비롯한 정밀제어 부품에 사용하기도 적합하다.
이뿐 아니라 연간 2만3000여t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납쾌삭강도 대체할 수 있어 국가 산업 경쟁력을 한층 높일 수 있다고 포스코는 강조했다. 세계 쾌삭강 시장은 연간 100만t 규모로 추정되며 납을 함유한 제품의 비율이 과반을 차지한다.
앞서 포스코는 2017년 흑연 입자의 분포 및 제어 기술의 개발을 시작으로 쾌삭강 개발에 착수했으며 지난해 생산 라인에서 양산 제조기준을 정립하며 개발을 마쳤다. 연초 제품이 시장에 빠르게 정착할 수 있도록 연구·판매·생산을 아우르는 전사 차원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고, 지난 6월 고객사에서 품질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포스코는 PosGRAM 판매를 확대하고자 고객사별 설비 특성에 맞춰 절삭 조건과 공구 선택에 대한 솔루션 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다. 또 국내외 자동차사와 가전사 등을 대상으로 부품도 인증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