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우리나라보다 작은 섬나라인 스리랑카는 바닷물이 역류하는 데다 계절마다 강수량의 차가 커 항상 식수가 골칫거리다. 코오롱글로벌은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며 안정적으로 식수를 공급할 수 있는 상수도 시설을 성공적으로 완성해 스리랑카에서 상수도 기술로 가장 인정받는 기업이 됐다.
그러나 처음부터 코오롱글로벌이 수월하게 스리랑카에 정착한 것은 아니다. 지난 12일 스리랑카 함반토타에서 만난 임준영
(사진) 코오롱글로벌 루후누푸라 상수도사업소장은 “아무리 기술이 있다고 하더라도 우리나라와는 문화, 제도 등이 모두 다른 만큼 처음에는 시행착오가 있을 수밖에 없다”며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수출입은행 덕분에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는 코오롱글로벌이 스리랑카에서 첫 번째로 해낸 사업이 수은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에서 지원하는 골(Galle) 상수도 사업이었기 때문이다. EDCF는 자금의 사용용도를 미리 지정하는 ‘타이드론’(Tied Loan, 조건부융자)이기 때문에 한국기업의 수주 가능성이 크다. 임 소장은 “시행사는 발주자인 해외정부에 을(乙)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EDCF 사업은 수은이 중재자 역할을 해주며 사업 과정에서 있을 수 있는 마찰을 줄여줬다”고 설명했다.
임 소장이 현재 책임을 맡고있는 루후누푸라 상수도 개선공사도 EDCF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다. 임 소장은 “이미 작업을 완료해 인수인계만 남은 상태”며 “매일 1만7500㎥를 정수하고 있으며 함반토타 지역의 개발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공급능력을 늘려갈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코오롱글로벌은 2차례의 EDCF 사업을 하면서 구축한 현지 네트워크와 노하우로 아시아개발은행(ADB), 일본국제협력기구(JICA) 등 국제차관 수업을 다수 수주했다. 이미 캔디 지역에서는 JICA가 발주한 655억원 규모의 하수관거 설치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임 소장은 “스리랑카 내전 당시에는 미팅 약속을 잡아놨던 상대편 파트너가 폭탄 테러에 휘말려 세상을 떠나는 등 일촉즉발의 상황도 여럿 있었다”면서 “사업 철수를 해야 하나하고 위기감을 느끼던 때도 있었지만, 이제는 중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스리랑카 사업을 추진하는 상태”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