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가산점제 “부활” “반대” 국방부 - 여성부 다시 충돌

여성계·장애인 단체도 반발 軍 여론조사 결과 발표 미뤄
  • 등록 2011-05-12 오후 9:57:12

    수정 2011-05-12 오후 9:57:12

[경향닷컴 제공] '군 가산점 제도’를 둘러싼 해묵은 논쟁이 재연될 조짐이다. 군복무를 마친 사람들에 대해 공무원시험에서 가산점을 주는 군 가산점제를 놓고 국방부와 여성가족부가 첨예하게 맞서고 있다.

여성계 외에 장애인단체 등도 강력히 반발하고 있어 군 가산점 논쟁 2라운드의 귀추가 주목된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12일 “군 가산점제 도입에 관한 여론조사 결과를 오늘 발표할 예정이었으나 여성가족부와 협의가 필요해 1주일 연기했다”고 밝혔다.

국방부가 실시한 조사에서는 70% 이상의 시민이 찬성하는 등 군 가산점 제도에 찬성하는 비율이 다수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여가부가 “조사 결과를 공개할 경우 소모적 논쟁을 야기할 수 있다”며 반대해 발표 자체가 미뤄진 것이다. 국방부와 여가부 간 갈등이 증폭되면서 총리실이 중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여가부는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결정이 난 군 가산점제를 국방부가 재론하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여가부 관계자는 “군 가산점제의 위헌 논란 등 문제점을 알면서도 국방부가 밀어붙이려는 이유가 무엇인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방의 의무를 이행하는 청년들을 위해 국가 차원의 지원대책이 필요하다는 데 기본적으로 동의한다”면서도 “위헌 소지가 있는 만큼 의무복무군인 처우개선, 제대 후 취업지원 등 제대군인 전체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가부는 지난해 말 ‘군복무자에 대한 합리적인 보상제도’ 연구보고서에서 △학자금 융자 △세금 혜택 △전역수당·실업수당 지급 △제대 후 취업지원 등의 대안을 제시한 바 있다.

여성계뿐 아니라 신체적 장애로 군에 가기 어려운 장애인들도 군 가산점제 부활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군 가산점제가 재시행되면 장애인의 평등권 확보에 심각한 위험이 닥치고, 장애인 취업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군 가산점제가 시행되던 1991년 왼팔에 장애를 갖고 있던 정모씨는 총무처 주관 7급 행정직 공채에 응시해 82.22점을 받았다. 군 가산점이 적용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차석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78.33점을 받은 군필자가 가산점 5%를 더해 83.33점으로 정씨를 제치고 합격했다.

군 가산점제 도입 내용을 담은 ‘병역법 일부 개정법률안’은 2008년 12월 국회 국방위를 통과해 현재 법사위에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공무원 시험에서 본인이 얻은 점수의 2.5% 한도 내에서 가산점을 부여하되, 기간과 횟수에 제한을 두고, 합격자도 전체의 20%를 넘지 못하도록 한다’는 게 골자다. 국방부는 이른 시일 안에 법안의 국회 통과를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헌재는 99년 12월 군 가산점을 규정한 ‘제대군인지원에관한법률’ 8조1항을 재판관 9명 전원일치로 위헌 결정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는 ‘3% 또는 5%’라는 가산점 비율이 지나쳐 위헌이 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당시 결정에 참여한 김문희 전 헌법재판관은 “토론 과정에서 ‘정도의 문제’라는 논의도 있었지만 가산점 존재 자체를 부인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당시 결정문을 작성한 정경식 재판관은 이 사건에 대해 의견을 밝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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