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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신하영 김의진 기자] 서울 마포구에 사는 맞벌이 부부 최모(36)씨는 20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학비연대)의 파업으로 큰 불편을 겪었다. 최 씨는 이날 점심 무렵부터 자녀가 다니는 초등학교 정문 앞에서 아이를 기다렸다. 점심시간에 맞춰 아이 도시락을 전해주기 위해서다. 그는 “다시 회사에 들어가야 해서 오후에는 아이 엄마가 반차를 내고 학교에 오기로 했다. 방과 후 아이를 돌봐줄 데를 찾기가 쉽지 않아서다”라고 토로했다.
학교 급식조리원·돌봄전담사 등 학비연대가 이날부터 총파업에 돌입하면서 전국 곳곳에서는 급식·돌봄 공백이 생겼다. 학비연대는 교육공무직노조·전국여성노조·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가 모인 단체로 조합다.
이날 서울교육청에 따르면 학교 급식조리원·돌봄전담사 등 교육공무직노조의 파업 참가율은 7.2%(1740명)에 그쳤다. 하지만 서울 외 지역에서의 파업 참가율은 대체로 10%를 상회했다. 경기도의 경우 관내 학교 2616개교 중 1115개교(42.6%)에서 대체급식을 하거나 단축수업을 진행했다. 파업 참여인원은 전체 3만7357명 가운데 7459명(20.0%)으로 파악됐다. 교육부가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을 대상으로 집계한 결과 이날 파업에는 전체 교육공무직(16만8597명)의 14.9%인 2만5201명이 참가했다.
학부모들은 코로나19로 가뜩이나 등교가 정상화되지 않고 있는데 학비연대까지 파업에 나서자 반감을 나타내고 있다. 아이들을 볼모로 처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인천의 초등학교 학부모 이모(43)씨는 “다들 자녀 키우는 입장일 텐데 아이들의 학습권까지 침해하면서 이익을 관철하려는 태도가 너무 이기적”이라고 지적했다. 경기도 부천의 초등학교 학부모 황모(45)씨도 “가뜩이나 코로나 확산으로 격주 등교를 하고 있어 돌봄 부담이 큰 데 파업이라니 기가 막힌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이날 민주노총 주도의 총파업에 참가한 학비연대는 오는 27일부터 17개 시도교육청과 교섭을 진행했다. 여기서도 접점을 찾지 못하면 11월 중 2차 파업에 나설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