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의 현'과 '바다 같은 건반'의 만남… 정경화 조성진의 '즉흥'

바이올린 여제와 피아노 신성 6년 만의 협연
46년 세월 넘어 즉흥 하모니
"피아노 천재와 함께해 행복" "책에서 보던 분.. 영광"
12일 예술의전당서 대미 장식
  • 등록 2018-09-10 오후 1:33:07

    수정 2018-09-10 오후 5:15:54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왼쪽)와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열린 ‘정경화 조성진 듀오 콘서트’ 기자간담회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이데일리 이정현 기자] “예쁜 걸 어떡합니까.” “선생님이 없었으면 지금의 저도 없습니다.”

바이올린 거장과 클래식 아이돌이 만났다. 정경화(70) 바이올리니스트와 조성진(24) 피아니스트다. 이들은 1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리허설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6년 만의 재회에 큰 만족감을 보였다. 정경화는 “조성진은 집중력과 음악적 조숙함에서 천재적이며 동시에 아주 겸손하다”고 칭찬했다. 조성진은 “예술의전당 공연을 끝으로 7번의 협연이 끝나는데 시간이 어떻게 갔는지 모르겠다”며 “어릴 적 음악 교과서에서나 보던 선생님과 함께하는 건 무한한 영광이다”라고 화답했다.

정경화와 조성진은 지난 1일부터 함께 전국을 돌며 듀오 콘서트를 하고 있다. 오는 12일 예술의전당에서 대미를 장식한다. 개관 30주년 기념 중 하나다. 두 사람은 6년 전 처음 랑데부했다. 2012년 정경화는 당시 고3이었던 조성진을 무대에 세우고 협연했다. 오랜만의 재회에 “13세 때 연주를 지금도 기억한다”며 “쇼팽 콩쿠르에서 우승한 후 행보를 지켜보았는데 정말 훌륭하며 나이가 느껴지지 않는다”고 추켜세웠다.

“바이올리니스트로서 함께 연주하는 피아니스트의 중요성은 말할 것도 없다. 조성진은 열세 살 때 연주를 처음 들었을 때부터 천재성이 있었다. 즉흥적인 연주를 즐기는 내가 듣기에도 그의 연주는 창조적이다. 인생은 연분이라는데 조성진과 나의 관계가 그렇다. 그와 연주할 수 있어 정말 행복하다.”

정경화가 열정을 강조하는 불의 연주자라면 조성진은 차분함을 잊지 않는 물이다. 다른 성향의 연주자가 만나 시너지 효과를 노린다. 46년의 나이차는 숫자일 뿐이다. 조성진은 “악보라는 큰 프레임 안에서 즉흥적인 선생님과 함께 연주하는 게 재미있다”며 “선생님의 연주를 흉내내기도 하는 등 즐기며 연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슈만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1번’과 베토벤의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제7번’ 등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를 중심으로 슈만, 베토벤, 프랑크의 작품을 다룬다. 프로그램은 피아노와 바이올린의 비중이 대등한 곡으로 이뤄졌다. 특히 프랑크의 작품은 조성진이 6년 전부터 정경화에게 ‘함께하자’고 조르던 곡이다.

정경화는 “조성진은 아주 겸손한 연주자이나 음악적인 고집이 대단하다”며 “수십 년간 연주해온 음악가들의 곡이나 조성진과 함께하니 다르다. 그는 굉장히 귀한 피아니스트”라고 거듭 칭찬했다.

조성진은 음악인으로 성장하는데 정경화의 도움이 컸다며 앞으로도 함께하기를 바랐다. “선생님과 보내는 모든 시간이 값지고 귀하다”며 “앞으로도 계속 연주할 기회가 있었으면 한다”고 기대했다.

바이올린 여제 정경화(왼쪽)와 피아니스트 조성진이 1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음악당에서 열린 ‘정경화 조성진 듀오 콘서트’ 기자간담회에서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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