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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남 기자] 한국은행의 ‘매파(통화긴축 선호) 색채’가 강해지고 있다. 우리 경제가 개선되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펼 수 있다는 여지를 부쩍 알리고 있다.
한은이 보는 최근 경제의 성장 정도는 더 강해지고 있다. 추후 기준금리 방향은 ‘위쪽’을 향할 수 있다는 뜻으로 읽힌다.
한국은행은 31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를 통해 “수요 측면에서 물가 상승 압력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므로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면서도 “(소비자물가 등) 물가 상승 압력을 주의 깊게 살펴볼 것”이라고 말했다.
한은이 완화 기조를 밝힌 것은 변함이 없었다. 하지만 ‘물가 상승 압력’이라는 문구는 지난 4월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는 찾을 수 없는, 이번에 새로 추가된 문구다. 물가가 오르면 통화정책도 긴축적으로 갈 유인이 커진다.
한은이 국내 경제를 보는 시각도 더 밝아졌다. 4월 보고서 당시 “완만한 성장세”가 7월 보고서 때는 “견실한 성장세”고 바뀌었다. 경기 회복세가 완연해지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은이 통화정책시 눈여겨보는 국내총생산(GDP)갭률도 마이너스(-) 폭이 큰 폭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GDP갭은 실제 성장 정도를 의미하는 실질GDP와 경제의 기초체력을 뜻하는 잠재GDP의 차이다. GDP갭률이 마이너스(-)라는 건 기초체력상 달성할 수 있는 만큼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는 의미다. 경제가 그만큼 활력을 잃고 있다는 의미다.
한은에 따르면 2014년 하반기 이후 우리 경제의 GDP갭률은 계속 마이너스다. 2014년 상반기 반짝 플러스(+) 전환을 빼고는 2012년 하반기 이후 마이너스 행진이다.
한은 관계자는 “수요 측면에서 GDP갭률의 마이너스 폭이 축소되고 명목임금은 고용시장 여건 개선 등을 반영해 오름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한은이 올해 하반기 가계부채의 확대 가능성을 언급한 것도 주목된다.
한은 측은 “하반기 가계대출은 올해 상반기보다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2014년 하반기 이후 분양된 아파트의 입주가 올해 하반기부터 시작되면서 잔금대출을 중심으로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