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일해도 최저임금" 아파도 쉴 수 없다…돌봄노동자 처우개선 촉구

돌봄노동자 권리보장 기본법 제정 토론회
"기관 옮기면 경력 0년, 숙련도 무시
정부 장기근속장려금제 실효성 없어"
  • 등록 2024-03-07 오후 4:23:25

    수정 2024-03-07 오후 5:22:17

[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돌봄노동자들은 7일 “우리는 최저임금이 곧 최고임금”이라며 돌봄노동자 처우와 복지 증진을 위한 돌봄노동자 기본법 제정을 요구했다.

전국돌봄서비스노동조합 조합원들이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앞에서 열린 돌봄노동자 총선요구안 발표 및 투쟁선포 전국동시다발 기자회견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날 민주노총과 양경규 녹색정의당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돌봄노동자 노동권 실태와 권리보장 기본법 제정 토론회’에는 돌봄노동자 20여명이 참석해 돌봄노동 실태를 증언했다.

이순화 전국정보경제서비스연맹 다같이유니온 장애인활동지원사지부 사무국장은 “10년을 일해도 호봉은 인정되지 않으며 요양보호사에게 있는 근속가산금도 장애인활동지원사에겐 적용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장애인활동지원사는 10만3000명에 이르지만 이들 지원사에 대한 처우와 복지 수준은 매우 열악하다고 이 국장은 전했다.

특히 지원사 휴식권은 법으로만 존재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 국장은 “대체인력이 없어 활동지원사가 쉬면 장애인을 돌볼 사람이 없어 연차가 있어도 쓸 수가 없다”며 “아프면 쉴 수 있는 권리조차 활동지원사에겐 요원하다”고 했다. 또 “휴게시간은 별도의 휴게장소가 없어 사용 자체가 불가능하고, 현장에선 단말기만 주지하고 일하는 공짜노동이 발생한다”고 했다.

전현욱 서비스연맹 전국돌봄서비스노조 사무처장은 “돌봄이 필요한 어르신은 늘고 있지만 요양보호사들은 현장을 떠나고 신규 인력은 들어오지 않아 어르신을 돌볼 노동자는 부족해지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처우개선은 외면한 채 요양현장에 외국인 인력을 수입해 저임금 노동구조를 저착시키겠다고 하니 분통이 터진다”고 했다.

전 처장은 또 “2017년 정부는 요양보호사 처우 개선을 위해 장기근속장려금제도를 도입했지만 3년을 일하면 받을 수 있는 수당이 6만원”이라며 “요양보호사 중 이를 받고 있는 사람은 10명 중 1명에 불과하다”고 했다. 그는 “10년을 일해도 기관을 옮기면 경력이 0년이 된다”며 “통합경력은 인정되지 않고 전문성, 숙련도는 무시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통합경력을 인정하는 등 장기근속장려금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박귀천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주노총이 제안한 ‘돌봄근로자의 지위와 권리보장을 위한 기본법’ 제정 방향성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그는 “돌봄노동 실태와 관련한 문제는 오래전부터 제기됐지만 여전히 낮은 임금과 열악한 노동조건, 고용불안, 인격권 침해 등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기본법 제정시 헌법에서 보장되는 인격권, 건강권, 생존권, 노동기본권 보장을 위한 권리를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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