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재길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고 박원순 전 시장 성추행 피해자에게 공식 사과한 것에 대해 “서울시 책임자로서 당연한 책무”라고 밝혔다.
| 오세훈 서울시장이 22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온라인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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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 시장은 22일 서울 을지로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왜 사과를 했는지’를 묻는 유튜브 생중계 시청자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그는 “열흘 전쯤 피해자와 어머님, 시민단체분들과 함께 한 자리에서 만났는데 그때 ‘제대로 된 사과 한 번 못 들었다’는 말씀을 하셔서 느껴지는 바가 있었다”며 “만나는 동안 피해자가 계속해서 눈물, 콧물 흘려가며 감정 주체를 못 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가슴이 아팠다”고 전했다.
이어 “그분이 정말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업무에 복귀할 수 있게 해 드리는 것이 제 책무라고 생각했고, 이제 그 약속은 지켜질 것이다. 진정한, 진심 어린 사과가 필요하다고 깨닫고 실천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는 한 여성이 겪은 사건이 아닌, 대한민국 모든 아들딸의 일일지도 모른다. 이런 일을 겪고도 일상에 복귀해서 직장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그런 대한민국이 우리가 만들고 싶은 공정과 상생의 성숙한 사회”라고 강조했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20일 박 전 시장의 성희롱 사건과 관련해 공식 사과문을 내고 “전임 시장 재직시절 있던 성희롱·성폭력 사건에 대해 서울특별시를 대표하는 현직 서울시장으로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피해자는 서울시장위력성폭력사건 피해자지원단체 및 변호인단을 통해 전한 입장문에서 “지금까지 제가 받았던 사과는 SNS에 올린 입장문이거나 기자들의 질문에 대한 코멘트 형식의 사과였다”며 “(오 시장의 사과 기자회견)영상을 보고 울컥하는 마음으로 가슴을 쥐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무엇이 잘못이었는가에 대한 책임 있는 사람의 진정한 사과였고, 제 입장을 헤아려 조심스럽게 말씀하시는 모습에 눈물이 났다”며 감사의 뜻을 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