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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래 기자] 제주도에 전국 최초의 영리병원이 개원한다.
5일 원희룡 제주지사는 서귀포시 동홍동 헬스케어타운에 위치한 녹지국제병원 개원을 조건부 허가한다고 밝혔다. 다만 녹지국제병원이 외국인 의료관광객만 진료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진료과목은 성형외과, 피부과, 내과, 가정의학과 등 4개과로 한정했다. 원 지사는 “허가한 진료과목은 국민건강보험법과 의료급여법이 적용 안돼 건강 보험 등 국내 공공의료체계에는 영향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녹지국제병원 운영을 철저히 관리 감독해 조건부 허가 취지와 목적을 위반하면 허가 취소 등 강력한 처분을 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내국인 진료 제한이 의료법에 의한 진료거부 금지 등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도 공개했다. 복지부는 “허가 조건을 이행하기 위해 내국인 진료를 하지 않는다면 진료거부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공문을 보냈다.
중국 녹지그룹이 전액 투자한 녹지국제병원은 헬스케어타운 내 부지 2만 8002㎡에 연면적 1만 8253㎡(지하 1층·지상 3층) 규모로 지난해 7월 완공됐다. 투입한 금액은 778억원에 달한다. 총 48병상에 의료진 58명, 행정인력 76명 등 134명을 채용했다.
박근혜 정부 시절인 2015년 6월 녹지그룹이 보건복지부에서 녹지국제병원 사업계획을 승인받으며 영리병원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녹지그룹은 2017년 8월28일 제주도에 개설허가를 신청했으나 부담을 느낀 도는 수차례 허가 결정을 미루다 올해 3월 공론조사를 결정했다. 지난 10월 숙의형공론조사위원회는 설문조사 결과 등을 토대로 녹지국제병원 개원 불허를 권고했고 원 지사도 이를 최대한 존중한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그러나 개원을 불허할 경우 건물을 짓고 직원 134명 채용까지 마친 사업자측이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할 수 있다는 우려 등이 제기됐다. 제주도는 공론조사 이후에도 두달간 최종 결정을 망설이다 이날 조건부 허가를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