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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대형 신약 수출 성과를 거둔 한미약품(128940)이 한국 제약·바이오기업들과 동반해 글로벌 시장 도전에 나섰다. 신약 기술 공개 행사를 열어 한미약품의 기술 수출 노하우를 전수하고 유망 신약 기술을 직접 발굴해 R&D(연구개발) 역량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21일 한미약품은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제1회 한미 오픈이노베이션 포럼’을 열었다. 이날 행사는 바이오업체, 연구기관들이 현재 진행 중인 신약 개발현황을 공유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미약품의 기술 수출 성과를 전수하고, 바이오벤처, 연구기관, 학계 등이 개발한 잠재력 높은 신약 기술을 소개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제2의 한미약품’을 발굴하겠다는 취지로 열린 행사다.
역량있는 바이오벤처·연구기관의 우수 신약 기술의 상업화를 지원하면서도 한미약품 입장에서는 새로운 신약 후보물질을 확보하겠다는 노림수다. 국내 제약업계에서 민간 기업 주도로 열린 최초의 개방형 신약 투자 포럼이다.
한미약품이 지난해 총 8조원 규모의 수출 계약을 체결해 글로벌 제약사 도약의 밑거름을 확보한 데 따른 자신감에서 기획된 행사다.
한미이노베이션은 ‘한국판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표방한다. 미국 JP모건 증권사 주최로 매년 초 진행되는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글로벌 제약·바이오 분야 최고 권위의 행사다.
매년 초 세계 헬스케어 시장을 전망하고 참가 기업들이 바이오 기술과 의료 기술을 소개하고 행사장에서 기업들은 1대1 미팅을 갖고 기술 수출이나 투자를 논의한다.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올해 행사에는 세계 40개국 헬스케어 관련 기업 1500여사에서 1만2000명이 참석했다.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는 한미약품의 신약 수출의 요람으로 평가받는다. 한미약품은 지난 2010년부터 매년 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에 참가해 개발 중인 신약 기술을 해외 기업이나 투자자들에게 소개했다. 올해 행사에도 임성기 회장, 이관순 사장, 손지웅 부사장 등 경영진들이 대거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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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 헬스케어 컨퍼런스가 국내기업들의 기술 수출 도구로만 사용되는 것은 아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미국 안과전문 벤처기업인 알레그로에 2000만달러 지분 투자를 결정하고 따낸 신약판권도 이 행사에서 성사됐다.
특히 손지웅 한미약품 부사장이 발표한 ‘한미약품의 개방형 혁신 사례’는 참석자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손 부사장은 신약개발의 핵심 성공 요인에 대한 경험을 소개하면서 제약강국 도약을 위한 국내 혁신 생태계 구축을 제안했다. 또 올해 신규로 추가한 비만, 당뇨, 항암, 자가면역 분야의 7개 전임상 프로그램을 소개했다.
최근 한미약품 신약 수출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이날 행사장은 600여명의 참석자가 몰려 대성황을 이뤘다. 행사에 참석한 한 바이오벤처 관계자는 “신진 업체들의 경우 유망 기술을 보유하고도 상업화 단계까지 이끌어가는 노하우가 부족한데, 오픈이노베이션 참가로 최근 개발 동향을 살펴보고 R&D 방향성도 짚어볼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경쟁 제약사 소속 실무진들도 대거 참석했다. 한 중견제약사 개발담당 임원은 “사실 한미약품의 수출 성과가 발표됐을 때만 해도 내부적으로 시샘하는 분위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지금까지 축적한 역량만으로도 글로벌 시장에 도전해 볼만하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면서 “한미약품의 성공 노하우를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행사였다”고 말했다.
이관순 사장은 “이번 행사가 한미약품의 노하우를 공유하고 바이오·연구기관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향후 협력가능성을 모색할 수 있는 진정한 오픈이노베이션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지난해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더욱 연구개발에 매진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