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자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 과거 주택시장의 주요 소비층이 40대 중후반과 투기목적의 다주택자였다면, 이제 30대 중후반의 실수요와 신규 주택시장에 주목해야 할 때다. 2차대전 이후 1946~1965년에 태어나 45~60세인 베이비붐 세대 세대의 2세(1976~1989년 출생한 26~39세)는 결혼 적령기 혹은 분가를 준비하는 세대다. 이들은 매매가 대비 전세비율이 높아지면서 매매 전환을 고려하는 실수요자다.
정부의 1%대 공유형 모기지 상품 등 저리 대출 지원도 매매전환을 촉진하고 있다. 현재 국내 주택 중 15년 이상 된 노후 아파트는 전체의 35%인 400만 가구로 추정된다. 앞으로 5년간 15년 이상 주택은 매년 30만 가구씩 증가할 전망이다. 신축시장 성장률이 둔화하며 노후화는 큰 문제로 대두하고 있으며 자산가치 하락을 일으키는 요인이다.
반면 수요자들은 품질 좋은 새집 선호 현상이 강해지고 있다. 주택가격 급등기였던 2000년 중반까지 한국 주택시장은 낡은 재건축 아파트가 더 비싼 비정상적 구조였다. 그러나 이제 투자 가치를 위해 불편을 감수하던 시기가 지나고 임대료와 관리비 등 주택 생애주기 비용과 주거 가치에 중점을 둔 주택 매매와 임대차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소비자의 관심이 신규 분양시장으로 이동하게 하는 요인이다.
2월 26일 ‘임대차 선진화 방안’ 발표 후 주택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고 있다. 3월 거래량이 1~2월 대비 줄어들 가능성도 크다. 하지만 분양시장은 이와 무관하게 호조를 지속하고 있다. 실제 임대차 과세에 영향받는 임대인은 다세대 연립이나 빌라, 오피스텔 등으로 제한된 것으로 파악된다. 실수요 위주인 분양시장의 실제 영향은 크지 않음을 의미한다.
실제 올 들어 분양된 53개 단지 청약 결과 1순위에서 마감된 주택형은 45.6%에 달했다. 1분기가 비수기임에도 이례적인 성공 요인은 대표적인 실수요층으로 꼽히는 청약통장 1순위자들이 청약에 대거 나섰기 때문이다. 청약 1순위는 주택청약저축 등 청약통장 가입기간이 수도권은 24개월, 지방은 6개월 이상이어야 가능해 실수요자를 가늠하는 핵심 지표다. 올 1분기 1순위 청약자 수는 지난해 같은 기간 3만명의 3.6배인 10만8000명에 달했다.
낡은 아파트가 더 비쌌던 비정상적 구조에서 탈피해 분양시장으로 관심이 이동하며 시장 논리가 정착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