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홍콩H지수 연계 주가연계증권(ELS) 판매사를 대상으로 2차 현장 검사를 벌이고 있는 금융감독원이 ‘불완전판매’ 배상안 마련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러는 사이 올 들어 H지수 ELS 상품에서 발생한 원금 손실은 6000억원을 넘으며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 금융정의연대 등 단체 회원들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 앞에서 홍콩 ELS 대규모 손실사태 관련 금융당국에 대한 감사원 공익감사 청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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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19일 “배상 기준과 관련해선 아무것도 정해진 게 없다”며 “실무자가 검사 결과나 내용을 갖고 온갖 시뮬레이션을 다 돌려보는 단계다. 검토하는 안이 200개가 넘는다”고 말했다. 유력하게 검토하는 안은 없고 사실상 가능한 모든 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의미다.
배상 과정에서 쟁점은 ‘재가입자’와 ‘고령자’다. 재가입자라도 불완전 판매가 확인된다면 배상 가능성은 있다. 앞서 이복현 금감원장도 “만약 판매사에서 재가입을 명분으로 스리슬쩍 가입을 권유했다면 금융소비자법 원칙 위배 이슈가 있을 수 있다”며 “재가입이라고 해서 자기책임 원칙을 져야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그간 사례를 보면 과거 금융투자 상품 투자 경험은 배상 비율을 떨어트리는 요인이다. 실제로 독일 국채 금리 연계 DLF(파생결합펀드) 사태 때만 보더라도 은행 본점의 내부통제 부실 책임 등은 배상 비율 가산 사유가 됐지만 과거 투자 경험 등은 투자자의 자기 책임 원칙을 고려해 배상 비율 차감 요소로 반영된 바 있다.
재가입자에 대해 과거 이익을 손실에서 공제하는 안에 대해서 금감원은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확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원장이 이달 말까지 책임 분담 기준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다음 주쯤 배상안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금감원은 기준안이 나온 뒤 대표적인 분쟁 조정 신청 사례에 대해 금융분쟁조정위원회를 열 계획이다. 금감원이 여러 배상 기준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대형 시중은행에서 판매한 H지수 ELS 상품 확정 손실액은 6000억원을 돌파했다.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NH농협은행 등 4개 은행에서 올해 들어 지난 16일까지 6558억원의 원금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3년 만기가 돌아온 상품은 1조 2117억원어치다. 그중 총 5559억원만 상환돼 전체 손실률은 54%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