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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4차 산업혁명에 가장 발 빠르게 대처한다는 평가를 받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원희룡(사진) 지사는 13일 “한국의 인터넷 보급 현황과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그 인프라에 대한 활용 비율은 빈약하기만 하다. 그야말로 슈퍼컴퓨터를 가지고 사칙연산만 하는 수준”이라며 이처럼 소프트웨어교육, 이른바 ‘코딩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8회 이데일리 세계전략포럼(WSF)의 첫 번째 세션인 ‘시골학교의 기적은 소프트파워’의 연사로 나선 자리에서다.
“코딩교육, 빈부격차 커질 것…의무·보편화해야”
코딩은 컴퓨터 언어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으로, 사물인터넷(IoT)·빅데이터 분석·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과 관련된 분야의 토대가 된다. 하지만 인공지능의 발전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일자리 축소와 계층 간 불균형 심화 등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탓이다. 원 지사가 연일 ‘코딩교육’을 설파하는 배경이기도 하다.
사회에 만연한 ‘도전을 꺼리는 행태’는 걸림돌로 꼽았다. 원 지사는 “한국은 3차 산업혁명의 막차를 타고 선진국에 올랐다”면서도 “그러나 새로운 도전을 한다며 말로만 한다. 이 태도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짚었다. 그는 “한국은 (산업화의 성공신화를) 다이어트해야 하고 개혁도 해야 하기 때문에 (4차 산업혁명의) 실현이 쉽지만은 않다”고 했다. 이를 위해 “한국의 인재들이 중국이나 미국의 실리콘밸리로 빠져나가고 있는데, 한국의 인재들이 한국에서 꿈을 키우고 대가를 보장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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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조차 마치 암기 위주의 교육으로 변질될 공산이 크다는 게 원 지사의 우려다. 그는 “우여곡절 끝에 2018년부터 수업에서 학기당 37시간 코딩교육을 가르치도록 했다”며 “그 시험 점수를 잘 받기 위해 또 학원에 다니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원 지사는 2014년 도지사 취임 이후 제주도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선도모델인 에코스마트시티로 만들고자 ‘제주도 on 코딩’ 등 다양한 정책을 폈다. 전기차 도입과 신재생 에너지 생산·보급과 스마트그리드 산업, 대규모 에너지저장장치(ESS) 인프라 구축 등 결과가 잇따르는 이유다. 원 지사는 “제주도는 그간 변방에 불과했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오히려 실패의 비용을 줄이고 과감한 정책을 통해 발전을 시킬 기회의 장으로 만들었다”며 “시행착오는 있었지만, 제주가 앞장서 4차 산업혁명을 실현하고 있는 셈”이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