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 소득대비 밴쿠버·도쿄보다 높아"

  • 등록 2016-11-29 오후 3:34:51

    수정 2016-11-29 오후 4:17:20

[이데일리 정수영 기자] 국가별 소득 수준으로 봤을 때 서울의 아파트값이 캐나다 밴쿠버, 일본 도쿄보다 높아 사실상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의 주택 가격 자체는 선진국보다 낮지만 소득 수준에 비해서는 가장 비싼 편이라는 의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최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각국 업체 자료를 기반으로 주요 국가와 도시 주택 가격을 1인당 국내총생산(GDP)와 비교한 결과 서울 아파트가 비교 도시 중 가장 비쌌다고 29일 밝혔다.

앞서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국가별 평균 주택 가격은 캐나다 4억 9000만원, 미국·영국이 3억 2000만원, 독일 2억 5000만원이다. 도시별로는 캐나다 밴쿠버가 7억 9000만원으로 가장 비쌌고, 영국 런던 7억1000만원, 일본 도쿄 6억5000만원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의 평균 주택 가격은 2억 8000만원으로 조사국 가운데는 독일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그러나 경실련은 국제통화기금(IMF) 발표를 토대로 올해 기준 1인당 GDP와 비교한 결과 한국의 집값은 캐나다에 이어 2번째로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캐나다는 주택 가격이 1인당 GDP의 9.9배였고, 한국은 8.8배이다. 미국은 4.8배로 가장 낮았다.

주요 도시별로는 전체 평균 주택 가격을 기준으로 서울은 1인당 GDP의 14.6배였다. 밴쿠버(16.1)와 도쿄(15.1) 다음으로 높았다. 특히 서울지역 아파트만 따지면 1인당 GDP의 17.3배로 가장 높았다. 수도권 아파트는 11.7배였고, 수도권 전체 주택은 10.4배로 LA(8.0)와 뉴욕(6.1)보다 높았다.

경실련은 “주요 국가에 비해 우리나라 평균 집값 상승률이 낮다며 시장이 안정됐다는 여론이 있지만, 소득에 견줘보면 세계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라며 “빚내서 집 사라고 현혹할 게 아니라 집값 거품을 빼고,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공공주택 공급, 임대주택 확대, 과표 정상화, 임대소득세 부과 등 부동산 거품 제거 정책을 시행할 것을 촉구했다. 또 청약제도를 실수요자 중심으로 전면 개선하고, 후분양제와 분양권 전매 제한을 통해 주택으로 불로소득을 취하려는 시도를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주거권네트워크 등 시민단체들은 서민들의 주거 안정을 위해 전월세 인상률 상한제, 계약갱신 청구권제 등 세입자 보호 대책 입법화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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