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공룡펀드' 네비게이터펀드의 부활

작년부터 눈에 띄게 성과 개선…올들어서도 '굿'
전략종목 투자효과…대형주 장세 속 회복세 지속
  • 등록 2015-04-30 오후 4:09:38

    수정 2015-04-30 오후 4:09:38

[이데일리 김기훈 기자] 국내 주식형펀드의 대표격이자 펀드 명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간판 대형주 펀드인 ‘한국투자네비게이터펀드’가 그간의 부진을 떨쳐내고 부활의 날갯짓을 펼치고 있다. 대형주가 실적 회복을 발판 삼아 본격적인 반등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면서 펀드 성과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30일 펀드평가사 KG제로인에 따르면 ‘한국투자네비게이터 1(주식)(A)’는 연초 이후 16.78%의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상승률(12.63%)과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 수익률(12.66%)을 웃도는 수치다. 설정액 1조원 내외의 공룡펀드 중에선 신영마라톤펀드와 더불어 성과가 가장 좋다.

내리막길을 걷던 연간 수익률 성적표도 점차 호전되고 있다. 2005년 말 출시된 한국투자네비게이터 펀드는 2007년에 최전성기를 맞았다. 당시 연간 수익률이 무려 56%를 웃돌며 국내 주식형펀드 중 상위 2%에 포함됐다. 2009년까지 상위권의 성적을 유지하던 이 펀드는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갇히기 시작한 2010년부터 3년간 상위 30~40%에 머물더니 2013년에는 50%까지 떨어졌다. 국내 주식형펀드 가운데 평균적인 성과를 낸 것이긴 하나 설정 이후 쌓아온 명성에는 걸맞지 않은 모습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상위 28%에 속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더니 올 들어선 20%까지 순위를 높였다. 1년 기간 수익률은 상위 15%다. 증권사와 은행 등 판매사들이 ‘기본으로 깔고 가는 펀드’라는 별명이 다시 어색하지 않게 됐다. 삼성전자(005930) 등 업종 대표주를 중심으로 하면서 아모레퍼시픽(090430)과 같이 시대 흐름을 타는 종목에도 전략적으로 투자한 덕분이다.

2006년부터 9년째 이 펀드를 운용하고 있는 박현준 한국투자신탁운용 매니저는 “2011년 이후 가치주와 중소형주 중심의 장세가 전개되면서 대형 성장주 펀드 투자 환경이 좋지 않았다”며 “지난해부터 전략 종목 성과가 좋아지면서 펀드 수익률이 개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투신운용은 삼성그룹주펀드와 함께 자사를 국내 주식형펀드 대표 운용사로 이끈 네비게이터펀드의 부활에 더 힘을 실어주겠다는 태도다. 최근에는 박현준 매니저가 이끄는 운용팀을 주식운용본부에서 분리해 최고투자책임자(CIO) 직속의 코어운용부문으로 변경, 확대하고 박 매니저를 부문장으로 앉혔다. 시장 트렌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운용권한을 확대하고 자체 리서치 기능까지 준 것이다.

박현준 매니저는 “올해는 대형주 실적이 좋아지는 원년으로 일단 내년까지 대형주에 유리한 장세가 계속될 것으로 본다”며 “업종을 한정하지 않고 중국 소비 관련 성장주나 대표 수출주 등 실적이 개선되는 대형주 중심으로 포지션을 가져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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