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사망' 가거도 낚싯배 선장, 엉뚱한 사람 태우고 '허위신고'

사고 당일 전체 승선 인원 21명으로 신고
배 착각한 1명 추가 승선하자 22명 출항
허위 승선명부로 구조 당시 혼선
  • 등록 2025-01-14 오후 12:36:07

    수정 2025-01-14 오후 12:36:07

[이데일리 채나연 기자] 전남 신안군 가거도 해상에서 침몰 사고로 3명이 숨진 가운데 낚싯배의 선장이 엉뚱한 승객을 태우고 해경에 허위 보고한 사실이 드러났다.
4일 오전 10시30분께 전남 신안군 가거도 인근 해상에서 22명이 탄 낚싯배(오른쪽)가 갯바위와 충돌했다는 신고가 해경에 접수돼 당국이 구조에 나서고 있다.(사진=뉴시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경에 제출한 승선원 명부를 거짓으로 꾸민 혐의(낚시 관리 및 육성법 위반)로 불구속 입건된 선장 A(59)씨는 사고 당일 낚시객 20명을 태우고 가거도 해상으로 출발하면서 해경에는 19명을 태웠다고 허위 신고했다.

A씨의 낚싯배는 9.7t급으로 낚시객 20명과 선장·선원 각 1명 등 총 22명이 탈 수 있다.

사고 당일 A씨는 탑승 정원을 꽉 채워 낚시객을 모집했는데, 낚시객 가운데 1명이 약속했던 출항 시간에 도착하지 않았다.

이에 A씨는 전체 승선 인원을 21명으로 수정한 뒤 해경에 명부를 전달했다. 그런데 출항이 임박한 시간 낚시객 1명이 배를 착각해 A씨의 낚싯배에 올라탔고, A씨는 그가 기존 예약 승객이 아닌 것을 알면서도 해경에 신고 없이 그대로 출항했다.

이달 4일 오전 10시 27분께 신안군 가거도 인근 해상에서 암초와 충돌한 A씨의 낚싯배가 뒤집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구조 당시 승선명부 허위 기재 탓에 사고 구조 대상 인원이 21명이냐 22명이냐를 두고 혼선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22명 중 3명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했으며 마지막으로 배에 탑승한 승객 1명은 이번 사고에서 생존했다.

A씨는 해경에 엔진 냉각수로 쓰기 위해 끌어올린 바닷물이 기관실 내부로 급격히 유입됐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정확한 사고 원인을 파악 중이다. 또 추가 낚시객을 태우고 출항한 과정에서 A씨가 승선비를 따로 받아 챙겼는지 등 정확한 경위를 조사해 사건을 검찰로 넘길 방침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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