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유성 경계영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여야 원내대표를 직접 불러 국민연금 모수개혁안 합의를 촉구했지만 끝내 무위로 끝났다. 여당은 ‘졸속으로 연금개혁을 할 수 없다’며 ‘21대 국회에서 통과시키자’는 야당과 평행선을 달렸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 대승적으로 야당의 제안을 수용하자는 의견이 나오면서 실낱같은 합의·통과 가능성이 관측되고 있다.
|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오른쪽)와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과 회동을 마치고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날 양당 원내대표는 하루 앞으로 다가온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 안건을 김 의장 주재로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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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김진표 의장 주재 아래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만나 28일 열리는 본회의 의사일정을 논의했다. 주된 논의 내용 중 하나가 연금개혁안 처리였다.
회동이 끝난 후 추경호 원내대표는 기자들을 만나 “(연금개혁안을) 이번 국회 내 처리하기 어렵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면서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는 “22대 국회가 곧 시작하니까 그때 여야 간 협의를 통해 잘 진행해보자는 얘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앞서 황우여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연금개혁은 한 번 정하면 적어도 20~30년 지속돼야 하는데 모수개혁만으로 일단락 짓고 다시 구조개혁을 한다면 서로 모순과 충돌이 생기고 세대 간 갈등 등 우려되는 것이 있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두 개혁을 한 뭉텅이로 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국회의장과의 회동 후에도 여당의 방침에 변화가 없자 박찬대 원내대표는 아쉬움을 보였다. 그는 “연금개혁 관련 모수개혁에 민주당이 통 크게 양보했음에도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면서 “남은 21대 국회에 합의를 이루기 위한 노력을 진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여야 원내대표 간 회동이 있기 직전 21대 국회 연금개혁특위 야당 간사였던 김성주 의원이 눈물어린 호소로 연금개혁안 통과를 호소하기도 했다. 이날 긴급기자회견에서 김 의원은 “21대 국회에서 모수개혁이라도 합의하면 국민들은 박수를 칠 것”이라면서 “그 공은 전적으로 윤석열 대통령에게 간다”고 말했다.
| 국민의힘 나경원 당선인이 27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초청 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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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상황에서 국민의힘 내에서도 모수개혁 처리에 찬성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지난 20대 국회에서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지냈던 나경원 당선인은 “수용하자”고 말했다. 22대 국회에서는 여야 합의가 더 어려울 것이라는 현실론 때문이다.
나 당선인은 이날 한 토론회에서 “올해 안에 구조개혁까지 포함해 모두 다 한 번에 끝내는 것이 좋겠지만, 실질적으로 국회 원 구성이 쉽지 않고 (여야 간) 대립이 많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모수개혁이라도 먼저 받아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 제안에) 처음에는 굉장히 부정적이었는데, 첫 단추라도 끼워야 되는 거 아닌가”라면서 “구조개혁을 올해 안에 한다는 조건으로 합의해보는 게 어떤가”라고 공개적으로 제안했다.
실낱같은 합의 가능성에 김진표 국회의장도 여야가 합의만 해오면 29일 원포인트 본회의를 열고 연금개혁안을 통과시키는 데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의장은 전날(26일)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7년간 미뤄온 연금개혁의 골든타임이다. 개혁 지체 시 1년에 30조 8000억원, 하루 856억원씩 미래세대 부담이 증가한다”며 여당에 전향적인 자세를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