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열공’ 나선 교육부…“학교 수업서 궁금증 해소 역할”

교육부, 직원 130명 대상 '디지털 포럼' 개최
보고서도 ‘뚝딱’…‘우리 없어도 되겠다’ 농담도
"교사 대신 학생 궁금증 해소해주는 역할 가능"
  • 등록 2023-02-13 오후 4:00:06

    수정 2023-02-13 오후 7:44:08

[이데일리 김형환 기자] “일본 오사카 2박 3일 여행 일정을 세워 줘.” 챗GPT에 이러한 문장을 입력하자 3초 뒤부터 화면에는 시간 단위로 여행 일정이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이를 지켜보면 130여명의 교육부 직원들은 ‘와’하는 탄성을 내뱉었다. 수차례의 시연을 살펴보던 직원들은 직접 스마트폰을 켜고 챗GPT에 궁금한 점을 묻기 시작했다.

13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교육부에서 열린 제2차 디지털게릴라 공개토론회에서 참석자들이 미국 오픈AI(OpenAI)사의 프로토타입 대화형 인공지능 챗봇 챗GPT를 체험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챗GPT는 미국 오픈AI가 만든 대화형 인공지능(AI) 챗봇으로 전문가 수준의 문서 작성이 가능하다. 특히 과제물·논문 대필까지 가능해 교육 현장에선 학습과정에서의 AI 활용범위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챗GPT의 등장으로 교육환경의 급격한 변화가 예상됨에 따라 교육부 직원들도 점심시간을 활용해 ‘열공’(열심히 공부)에 나섰다.

교육부는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AI 챗봇인 챗GPT를 체험하고 토의하는 ‘디지털 게릴라 공개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교육부 직원 130여명은 챗GPT 시연을 지켜본 뒤 직접 이를 체험하고 교육 현장에서의 활용방안을 토론했다.

이날 포럼에서 챗GPT는 ‘한국에서의 에듀테크 활성화를 위한 보고서 목차를 써달라’는 요청을 받자마자 1번부터 7번까지의 보고서 목차를 만들어냈다. 현장에 참석한 직원들 사이에선 “이제 교육부 직원은 필요없는 것 아니냐”는 농담이 나왔다. 챗GPT는 보고서 외에도 노래가사·시·편지 등 다양한 형식의 글을 써냈다.

이어 챗GPT의 교육 활용방안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이종원 교육부 연구관은 “공부하는 과정에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는 일을 기존 교사에서 챗GPT와 같은 AI가 수행하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송선진 교육부 디지털교육전환담당관은 “학생에게 1대1로 붙어서 궁금증을 해결해주는 용도로 AI를 활용할 수 있다”며 “교육계에 큰 지각 변동을 가져올 기술”이라고 평가했다.

AI 활용에 관한 윤리적 문제에 대한 토론도 이어졌다. 교육부는 앞서 지난해 8월 교육분야 AI 윤리원칙을 마련했다. 교육분야에서 AI 기술 활용 시 지켜야 할 원칙을 담고 있다. 윤리원칙 수립에 참여했던 나은서 교육부 사무관은 “기술의 변화가 빠르다 보니 작년 8월 윤리원칙을 만들 때의 AI와 현재의 AI가 너무 달라졌다”며 “새로운 AI기술에 적용하기 위한 또 다른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송선진 담당관도 “당시 만들어진 AI 윤리원칙을 개정·보완하겠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번 게릴라 포럼을 시작으로 오는 22일 공개토론회를 개최, AI에 대한 열공을 이어갈 계획이다. 공개토론회에서는 하정우 네이버 AI 연구소 소장에게 AI 기술과 디지털 시대에 필요한 인재 양성 관련 특강을 듣고 학술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송 담당관은 “AI가 교육계에 가져올 영향이 크기에 앞으로도 컨퍼런스나 포럼을 개최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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