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내일 신년회견서 비전 제시…‘이대남’ 편향성 우려

집권시 국정 운영 비전 제시할 듯
최근 공약 20대 男 중심…이대녀·중도층 이탈 관측
“이대남만 투표하나” “반작용 있을 수도”
  • 등록 2022-01-10 오후 4:15:46

    수정 2022-01-10 오후 9:10:13

[이데일리 박태진 김보겸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11일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집권 시 국정 방향 등에 대한 비전을 밝힐 예정이다. 최근 각종 공략 플랫폼을 통해 ‘이대남’(20대 남성) 맞춤형 공약을 잇따라 발표하면서 핵심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일각에선 정책 편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0일 오전 인천 남동구 경우정밀에서 중소기업 경영 및 근로환경 개선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현장 방문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이영훈 기자)
10일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에 따르면 윤 후보는 다음날 오전 서울시 여의도 당사에서 신년기자회견을 연다.

선대본부 한 관계자는 “(윤 후보가) 국가 운영에 대한 비전을 밝히게 될 것”이라며 “후보로서 앞으로 전체적인 선거 캠페인과 국가 비전을 어떻게 할지를 포괄적으로 얘기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후보가 외연 확장을 위해 어떤 정책 방향을 제시할 지 주목된다.

하지만 선대위 쇄신 후 윤 후보가 내놓은 정책들이 20대 남성층에 편향돼 있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갈라치기라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윤 후보는 지난 9일 페이스북에 “병사 봉급 월 200만원”이라고 썼다. 올해 기준 병장 월급은 약 67만원인데, 이를 3배로 인상하겠다는 것이다.

같은 날 또 다른 공약 플랫폼인 ‘석열씨의 심쿵약속’에서는 온라인 게임의 본인인증 절차를 개선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앞서 지난 6일과 7일에는 페이스북에 각각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 ‘여성가족부 폐지’ 한 줄 공약을 발표했다. 모두 20대 남성층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이날 인천시 선대위 출범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최근 공약이 20~30대 남성들에 편중돼 있다는 지적에 대해 “다 같은 대한민국 국민인데 남성이니 여성이니 분류하는 그런 시각을 자꾸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윤 후보가 이대남 표를 얻는 것 이상으로 반대 계층 및 연령대나 중도층 등의 표를 잃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정작 20대 여성들로부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보다도 높은 지지를 받던 윤 후보가 여성들에게 등 돌릴 경우 더 많은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지난달 26~31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만18~29세) 여성의 윤 후보 지지율은 31.3%로 이 후보(28.4%)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그러나 일주일 뒤(이달 2~7일) 조사에서는 20대 여성의 윤 후보 지지율은 27.1%로, 이 후보(29.2%)에 오차범위 내에서 역전됐다. 이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1.8%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를 참고하면 된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은 최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윤 후보의 ‘이대남 구애’ 전략에 “옳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니다”라고 쓴소리했다. 유창선 시사평론가도 페이스북에 “나라를 책임지는 일은 남초 사이트를 운영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일이다. 이대남만 투표하나”라며 “환호하는 남초 사이트의 회원들보다 몇 배 많은 사람들이 빠져나가게 될 것”이라고 꼬집었다.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여가부 폐지는 아무래도 이대남 지지율을 의식하는 공약 같다”면서 “20대 여성 표도 있는데, 너무 특정 연령층, 계층을 의식하는 것 같아서 반작용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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