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비주류인 이 의원의 파괴력에 따라 전당대회가 출렁일 전망이다. 1차 관문은 다음달 5일 치러지는 예비경선이다. 국회의원과 원외 지역위원장, 시장·군수·구청장 등 400여명 선거인단의 투표를 거쳐 3명으로 압축하는데, 여기서 이 의원이 탈락하면 변수도, 파괴력도 없다. 이 의원이 빠지면 본선은 친노·친문진영 후보들간 ‘내부 잔치’, 재미없는 ‘무난한 전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본선 진출여부는 반반이다. 뒤늦게 뛰어들면서 이 의원의 지지기반이었던 비주류 의원과 원외 지역위원장들을 상당부분 다른 후보에게 잠식당한 상태다. 더민주 관계자는 “탈락 후보가 김 전 교육감 아니면 이 의원일 것이다. 선거인단이 독특해서, 친노 친문이 많아서 이 의원이 안될 것이라는 사람도 있고, 또 김 전 교육감이 원외라서, 설마 되겠냐는 얘기도 있어서 애매하다”고 전했다.
◇이 의원 본선 진출 전망 우세, 친문 후보 넘을 수 없다는 시각도 = 그래도 본선 진출을 높게 보는 전망이 우세하다. 원내대표를 지낸 저력에다 비주류 대표 격으로 출마한 만큼, 막상 예비경선에 들어가면 비주류 지지세가 모이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본선에 진출하면 친문 후보와 양자 대결을 벌일 가능성이 크다. 본선은 대의원(45%)과 권리당원(30%), 일반국민 및 당원 여론조사(25%) 방식으로 선출하는데, 지금까지 역대 전대는 주류와 비주류간 혈투의 연속이었다. 가깝게는 지난해 2월 전대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이 맞붙어 문 전 대표가 간발의 차이로 승리했다.
일찍이 당권도전을 표명하고 표밭을 다져온 추 의원과 송 의원을 넘을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지역위원장은 추 의원이, 지방의원들은 송 의원이 우세해 이를 뒤집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야권 관계자는 “셋이 하면 변수가 생길 것이다. 이 의원이 본선에 올라오면 송 의원 표를 많이 잠식할 수 있다. 그래도 늦게 출마해서 안된다. 이미 지역위원장별로 (지지 후보가) 거의 정해졌다. 다른 후보들이 밑으로 파고들어서 대의원들을 빼올 수 있지만 여전히 위원장 영향력이 크다”고 말했다.
◇추미애·송영길 중 추 의원 선호도 높아, 손 전 대표측 아직 유보적 = 양자대결 여부를 떠나, 이 의원이 올라오면 친노·친문진영이 기존 입장을 바꿀 수 있다. 그동안 친노·친문계는 특정 후보를 조직적으로 지원하지 않기로 하고, 친소관계에 따라 개별적으로 지원해왔다. 비노계인 이 의원이 본선에서 파괴력을 보이면, 친노·친문계도 방침을 바꿀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전 대표 측근은 “(이 의원이 본선에 진출해도) 1등 안에 못 들어갈 것이다. 송 의원은 호남쪽 사람들의 선호도가 있다. 억지로 추 의원을 지원하면 후유증이 심할 수도 있다. 다만, 송 의원은 이제까지 해온 정치적 노선이 불분명하다. 신뢰가 안 간다. 미덥지 못하다는 생각들이 많다”고 했다. 송 의원보다는 추 의원을 조직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친노·친문진영이 움직이면 다른 대선주자들에게도 연쇄 반응을 불러올 수 있다. 이미 박원순 서울시장쪽은 이 의원을 돕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계복귀를 앞둔 손학규 전 대표측도 고심중이다. 이 의원은 ‘손학규와 내일을 함께하는 문화예술인 모임’이 29일 오후 전남 해남군 해남문화원 강당에서 개최하는 ‘손학규와 함께 저녁이 있는 문화한마당’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손 전 대표와 만나 어떤 얘기를 나눌지 주목된다. 손 전 대표 측근은 “돕는다고 해서 (당대표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기껏 밀었는데 성적이 안 좋으면 안 하니만 못하다.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모르겠다”며 유보적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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