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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경찰과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 9일 대전 대덕구와 서구에서는 맨홀이 열려 빗물이 역류한다는 신고가 잇따라 접수됐다. 지난달 30일 울산 남구에서도 도로 맨홀이 불안정하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관들이 안전 조치에 나섰다. 장마철 집중호우의 영향으로 맨홀 신고가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여름철 맨홀사고 위험은 이전부터 제기됐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지난 2014년 우수관거(빗물을 수집하거나 내보내기 위해 설치한 관로) 역류에 따른 침수 상황을 가정한 실험을 통해 맨홀 이탈의 위험을 경고했다. 해당 실험에서 강남역을 기준으로 시간당 50㎜가량의 비가 내릴 때 맨홀 뚜껑은 41초 만에 열렸다. 시간당 20㎜ 정도의 비가 내릴 때도 맨홀은 4분 뒤 개방됐다.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집중호우로 인한 맨홀 역류는 순간적으로 빠르게 진행돼 보행자의 주의가 필요하다”며 “시간당 30㎜ 이상 비가 내릴 때는 남녀노소 열린 맨홀에 의해 넘어지거나 다치는 사고를 당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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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또 다시 강한 비가 쏟아질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기상청 예보 브리핑에서 “16일 유입된 고온다습한 공기에 의해 이튿날 새벽 중부지역을 중심으로 정체전선이 활성화되고, 18일 오전까지 집중호우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기간에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는 80~120㎜의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지역은 150㎜까지 강수량이 늘어날 수 있고, 경기 북부지역은 250㎜ 이상 강수량이 예상된다. 나머지 지역의 예상 강수량은 △강원 내륙·산지 50~100㎜(많은 곳 150㎜ 이상) △충청권 30~100㎜(충남·충북 북부 많은 곳 120㎜ 이상)△전라권 30~80㎜ △경상권 30~80㎜(대구·경북 남부·울릉도·독도 10~40㎜) △제주 5㎜이다.
이에 대해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지방자치단체마다 (맨홀) 추락방지 장치를 보급하겠다고 했지만 설치가 시급한 지역도 예산 부족 탓에 설치율이 매우 낮다”며 “장마 뒤에는 태풍이 오고 맨홀에 빠져 숨진 사례도 있으니 추가 피해가 없도록 안전설비를 확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당장은 보행자가 맨홀을 피할 수 있게 안전 표지판을 세우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빗물에 의해 맨홀이 열리지 않도록 지하 관로의 배수 용량을 늘려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