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정위는 지난 5일 김진표 국회의장에게 전체 지역구 의석 253개를 유지한 채 서울과 전북에서 각 1석씩 줄이고 경기·인천에서 각 1석씩 늘리는 내용의 선거구 획정 초안을 제출했다. 지난 1월31일 기준 하한 13만6600명 이상, 상한 27만3200명 이하의 인구 기준이 적용된 결과다.
초안을 보면 수도권의 경우 서울에선 노원 갑·을·병에서 갑·을로 1석 줄었다. 경기에선 부천과 안산 각 1석씩 감소했지만 평택·하남·화성 각 1석씩 증가해 총 1석 늘었다. 인천도 서 갑·을이 서 갑·을·병으로 1석 증가했다.
부산에선 남 갑·을이 하나로 통합됐지만 북·강서 갑·을이 북 갑·을과 강서로 나뉘며 총 의석수가 18석으로 유지됐다. 전남도 통폐합이 있긴 했지만 의석 수는 10석으로 그대로였다. 하지만 전북 의석 수는 1석 줄었다.
초안대로 선거구가 획정되는 것은 아니다. 공직선거법상 재적의원 3분의 2가 찬성한다면 국회가 획정위에 한 차례 획정안 수정을 요구할 수 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에서의 논의에 앞서 여야는 이미 샅바싸움을 시작했다. 오는 12일부터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지만 그 전까지 여야 합의를 보긴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4년 전에도 총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둔 3월7일에서야 선거구 획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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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서울 노원·강남구와 경기 안산시에서 의석수를 줄일 것을 제안했는데도 강남구를 그대로 둔 채 전북 의석수를 줄여 농산어촌 대표성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인구 330만명인 부산 선거구가 18개인 데 비해 인구 298만명인 인천 선거구가 조정을 거쳐도 14개여서 형평성에 어긋난다고도 봤다. 인구수 대비 선거구를 보면 대구 달서구도 조정 대상에 포함되지만 경기 부천시가 외려 감석 대상이 됐다고도 부연했다.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선거구 획정 관련 논의가 있었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회의가 끝난 후 “행정구역 내 인구수 대비 고려가 전혀 안돼있다”며 “특정 정당에 편향된 안”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 의원은 “구역 경계 조정과 관련된 해당 지역 의원과 당협위원장 의견을 더 수렴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당내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원 속초·인제·고성·양양은 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등 6개 시·군이 묶인 거대 선거구가 됐다. 이들 총면적은 4873.6㎢로 서울 면적의 8배를 넘는다. 경북 군위·의성·청송·영덕은 대구에 편입된 군위 대신 울진이 포함됐고 경기 포천·가평엔 연천이 추가됐다.
국민의힘 원내 관계자는 “생활권을 고려하지 않은 획정으로 주민 대표성이 떨어진다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21대 총선을 앞두고도 거대 선거구가 결국 4개 시군 이하를 묶는 방향으로 수정된 전례가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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