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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5일부터 오는 10일까지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올해 CIIE에 총 3400여개 기업이 참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제 전문지 포춘이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참여기업 명단에 포함됐다. 중국 경제 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 미중 지정학적 갈등 지속 등을 감안하면 많은 외국 기업들이 여전히 중국 시장을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의 정상회담 추진으로 긴장이 다소 완화한 것도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끌어냈다.
전날 행사장을 방문한 니콜라스 번스 주중 미국 대사는 기자들에게 “올해 역대 가장 많은 미 기업들이 (박람회에) 참여했다.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많다”면서 “미 대표단은 미국과 중국의 전반적인 관계에 대한 우리의 약속을 보여주기 위해 이 곳에 왔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는 중국과의 경제 관계를 분리(디커플링)하려 하지 않는다. 디리스킹(위험 제거) 하려는 것”이라며 지난해 미중 교역 규모가 사상 최고 수준인 690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CIIE에 참석한 글로벌 기업들은 투자·사업 기회 확대 가능성에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아일랜드 식품업체 돌푸드의 마케팅 담당자인 니 댄은 “현재 우리는 소비 수요가 많은 1등급 도시(대도시)만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다음 계획은 (더 작은) 소도시들로까지 시장을 확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의 국경 간 금융 업무를 담당해온 그리스의 크리스토스 블라코스는 지난 7월 아테네에서 전기버스 250대 입찰에 성공한 중국 우통(Yutong)의 사례를 소개하며 “그리스에 대한 중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기회가 있다고 믿기 때문에 이 곳을 찾았다. 그리스는 미국의 압력에도 중국을 외면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날 중국의 올해와 내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5.0%→5.4%, 4.2%→4.6% 상향조정한 것도 행사장 분위기를 띄우는 데 기여했다. IMF는 중국 정부가 최근 약속한 1조위안 규모의 특별국채 발행, 부동산 시장 활성화 대책 등 경기부양책이 효과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올해 CIIE가 ‘보여주기식’ 행사에 불과하며, 서방 기업들은 여전히 중국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펼치지 못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중 유럽연합(EU) 상공회의소의 카를로 디안드리아 회장은 “중국의 개방·개혁을 보여주겠다는 의도이지만, 교묘한 눈속임에 불과한 것으로 판명됐다”며 “유럽 기업들은 (중국 정부가) 신뢰 회복에 필요한 실질적 성과가 아닌, 상징적 제스처만을 반복는 데 환멸을 느끼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