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에코 소송전 지원사격, 왜?

엘리엇, 에코→퀴비 특허권 침해소송서 자금지원 합의
WSJ “자금운용 규모상 이례적…에코 지분확보 목적”
월가 Vs 헐리우드 한판 승부라는 점에도 주목
  • 등록 2020-05-04 오후 3:44:05

    수정 2020-05-04 오후 3:44:05

롭 포스트 퀴비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지난 1월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에서 ‘턴스타일’ 기술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미국 행동주의 헤지펀드 엘리엇이 미국 동영상 기술업체 에코(Eko)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퀴비(Quibi)를 상대로 진행 중인 소송전에 뛰어들었다. 에코의 소송자금을 지원하고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엘리엇과 에코는 에코가 퀴비를 상대로 지난 3월 미국 로스앤젤레스 연방법원에 제기한 소송 자금을 지원하는데 합의했다. 엘리엇이 지원하게 될 소송 자금이 얼마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에코는 퀴비의 ‘턴스타일’이 자사 기술 특허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콘텐츠를 휴대폰 화면 크기에 맞게 축소하는 게 아니라, 가로 세로 방향별 콘텐츠를 따로 제작해 휴대폰을 수평 수직 어떤 식으로 놓고 봐도 편리하게 시청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다.

에코는 퀴비가 이 기술을 도용했다며 당장 사용을 중지하고, 라이선스 비용을 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퀴비는 에코의 특허권이나 기술을 침해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에코는 현재 법원 측에 퀴비의 기술 사용 중단을 위한 예비 금지 명령을 요청한 상태다. 관련 청문회는 이번주 시작된다.

엘리엇이 과거에도 소송 지원에 나선 적이 있지만, 400억달러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헤지펀드가 이번 소송에 발을 담그게 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소송 승리시 받을 수 있는 손해배상 청구액 중 일부 또는 원고 측 지분을 확보하는 전례에 비춰볼 때, 엘리엇의 노림수는 에코의 지분 확보라고 WSJ은 분석했다. 신문은 또 월가와 헐리우드 간 법정 싸움이란 점에서도 관심을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퀴비는 드림웍스의 공동 설립자이자 월트 디즈니 회장을 역임했던 미국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거물 제프리 카젠버그가 멕 휘트먼 전 휼렛패커드 최고경영자(CEO)와 공동 설립한 회사다.

퀴비는 10분 이내 짧은 동영상, 이른바 ‘숏폼’ 콘텐츠에 턴스타일 기술을 적용시킨 차별화 서비스를 주력 상품으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달 6일 출범 이후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유튜브 등의 틈새 시장을 공략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중국 틱톡의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위기 이후 스트리밍 또는 TV 서비스와의 경쟁에 밀려 어려움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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