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수년간 구제금융 300조원 이상 지출"…IMF 추격

中 2021년 52.6조원 차관…일대일로 추진과 맞물려 급증
NYT "전략적으로 차관 제공…경제 초강대국 위상 반영"
  • 등록 2023-03-28 오후 4:08:39

    수정 2023-03-28 오후 4:08:39

[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중국이 국제통화기금(IMF)에 버금가는 세계의 ‘최종 대부자’로 떠오르고 있다. ‘일대일로(육상·해상 실크로드)’ 건설 계획의 일환으로 지정학적 중요성이 있는 가난한 국가들에 적극적으로 차관을 제공한 결과다.

[이데일리 문승용 기자]
27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중국이 최근 수년간 22개 저개발국가를 구제하기 위해 2400억달러(약 311조4200억원)를 지출했다고 윌리엄·메리 대학의 연구소인 에이드 데이터의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은 2010년까지만 해도 구제금융을 지원하지 않았지만 10년 만에 큰 손으로 떠올랐다. 중국의 구제 금융 지출은 2014년 100억달러(약 13조원), 2021년 405억달러(약 52조6000억원)로 늘어났다. IMF가 2021년 부도 위기에 처한 국가에 지원한 685억달러(약 89조원)를 추격하는 모양새다. 미국 재무부가 비교적 큰 규모로 실시한 구제 금융은 2002년 우루과이에 제공한 15억달러(약 1조9500억원)가 마지막이다.

중국의 도움을 받은 국가 중에서는 아르헨티나의 구제금융 액수가 1118억달러(약 145조700억원)로 가장 많았다. 파키스탄이 485억달러(약 62조9000억원), 이집트가 156억달러(약 20조2400억원)로 뒤를 이었다. 9개국은 10억달러 미만을 받았다.

중국의 차관이 늘어난 것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일대일로 프로젝트와 관련이 깊다. 중국은 주로 고속도로, 교량, 수력 발전 댐 및 기타 인프라 건설을 위해 전 세계 151개 저소득 국가에 9000억달러(약 1168조2900억원)를 쏟아부은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은 일대일로를 겨냥, 중국의 ‘부채의 함정 외교’를 비판하고 있다. 중국의 돈을 끌어다 쓴 개발도상국 상당수가 불어난 채무를 감당하지 못해 국가부도 위기에 몰려 있다는 것이다. IMF에 따르면 2월 말 현재 세계 최빈국 중 최소 30개국이 부채로 인해 곤경에 처해 있다.

중국은 전통적으로 채권국 그룹이나 IMF가 참여하는 부채 협상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해왔다. 또 부채를 탕감해주기보다는 상환 기간을 늘려주는 쪽을 택했다.

NYT는 “중국은 지정학적 중요성이 있거나 많은 천연자원을 보유한 국가들을 전략적으로 돕고 있다”며 “최종 대부자로 부상하는 중국의 위상은 중국이 경제 초강대국으로 올라서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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