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이준석 '종양' 비유까지..李 그냥 내버려둬야"

"불 낸 권성동, 수습 상식적이지 않아"
  • 등록 2022-08-30 오후 4:45:01

    수정 2022-08-30 오후 4:45:01

[이데일리 김민정 기자] 천하람 국민의힘 혁신위원은 권성동 원내대표가 혼란 수습과 새 비대위 출범 때까지 원내대표직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에 대해 “불을 내신 분이 불을 수습하겠다고 하는 게 상식적이지는 않다”고 지적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천 위원은 30일 KBS ‘최영일의 시사본부’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실에서도 지금 타이밍에 원내대표 선거가 다시 되고 이런 걸 좀 부담스러워하는 것 같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민의힘 비대위는 전날 국회에서 권 원내대표 주재로 회의를 열고 당헌·당규 개정을 위한 상임전국위원회를 소집해 새 비대위를 꾸리기로 했다. 새 비대위 출범 전까지 현 비대위원들이 직무를 이어 가고, 권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 직무를 대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당 내부에서 권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어 향후 당내 내홍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의총을 열어 새 비대위 구성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안을 약 70분에 걸쳐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은 오후 2시 의총을 속개해 현재 자유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천 위원은 “권 원내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을 당선시킨 1등 공신이라는 건 우리가 다 알고 있다. 그렇다고 해도 까방권(까임 방지권)을 다 쓰신 것 같다”며 “권 원내대표가 수습하겠다고 하는데 지금 불이 난 원인 자체가 ‘체리 따봉 문자’가 공개된 것이 핵심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당내에서 어떻게 보면 지금 원내대표 선거를 했을 때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아닌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면 어떡하냐’라고 하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라며 “이에 장제원 의원도 최근 권 원내대표와 사이가 좋으니 나쁘니 해도 일단은 권 원내대표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 아니겠느냐”고 주장하면서 대통령실의 의중도 작동하고 있다고 추측했다.

국민의힘 당내 내홍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계속해서 거리를 두고 있다. 이에 대해 천 위원은 “윤 대통령께서 당원들과 당 의원들이 중지를 모아 내린 결론은 존중돼야 한다고 했는데 당원들은 언제 중지를 모았느냐”며 “의원들의 결정을 당원의 결정으로 등치시킬수가 있는 것인가. 의문이 든다”고 했다.

(사진=국회사진기자단)
천 위원은 “윤 대통령께서는 자유를 굉장히 존중하시는 분이고 동시에 법치를 강조하시는 분이다. 그러면 의원들의 중지보다는 법원의 결정을 더 존중하셔야 하는 것 아니냐”며 “궁극적으로는 의총장 밖에서 소수의견을 말할 자유, 본질적으로는 대통령에 대해서 쓴소리를 할 수 있는 자유도 보장해주셔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 위원은 “비대위를 띄운다는 것은 말 그대로 ‘이 전 대표는 다시는 우리한테 못 돌아온다’는 것”이라며 “이 전 대표를 내치려고 하는 당내 주류 의원들은 이 전 대표를 ‘해리포터의 볼드모트처럼 멀리 내쳐야 된다’, 심지어는 ‘종양’ 이런 비유까지 한다. 그런 비유는 사람을 상대로는 결코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는 “만약 권 원내대표를 사퇴시키고 주호영 의원을 원내대표로 선임한다면 당 대표 직무대행으로서 최고위를 다시 한 번 추슬러 가지고 당을 앞으로 나아가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가장 큰 걸림돌은 결국은 이준석이 돌아온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천 위원은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와의 갈등을 어떻게 봉합하는 게 최선의 해법이냐’는 진행자의 물음엔 “내버려 둬야 한다”고 답했다.

천 위원은 “원칙대로 하는 거다. 징계 기간 동안은 외곽으로 돌게끔 내버려두고 당 대표로 복귀할 수 있을 때 복귀하면 된다. 그때 복귀해도 임기는 5개월밖에 안 남는다”며 “이 전 대표도 당 대표로 복귀해서는 직무를 성실하게 할 거다. 만약 복귀해서도 너무 지나치게 대통령을 비판한다거나 하면 오히려 여론의 역풍을 받아 대통령의 지지율이 오를 거다. 순리대로 이걸 풀어갔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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