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탕평 인사 강조..모든 지역·세대·성별 골고루 등용
국민 대통합은 박 당선인이 대선과정에 줄기차게 강조해왔던 화두다. 지역·이념·세대·계층 갈등이 대선을 거치며 오히려 증폭된 만큼 이를 치유하지 않고선 새로운 대한민국호(號)의 순항이 어렵다는 게 박 당선인의 판단이다.
박 당선인은 기자회견 서두에서 패자에 대한 포용을 드러냈다. 1987년 직선제 이후 첫 과반 대통령이지만 본인의 반대편에 선 절반 가까운 국민의 목소리까지 경청하게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 박 당선인은 “저나 문재인 후보나 대한민국과 국민을 위한 마음만은 같았다고 생각한다. 저에 대한 찬반을 떠나 국민 여러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다짐했다.
국민대통합을 위한 구체적 방안으로 그는 공정 인사를 강조했다. 역대 정권마다 인사정책 실패로 분열과 갈등이 극대화된 혼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박 당선인은 특히 “과거 반세기 동안 극한 분열과 갈등을 빚어왔단 역사의 고리를 화해와 대탕평책으로 끊도록 하겠다”며 “모든 지역과 성별, 세대별로 골고루 등용해 대한민국의 숨은 능력을 최대한 올리고 국민 한 분 한 분의 행복과 100%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저의 꿈이자 소망”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대통령 취임 전까지 산업화세력과 민주화 세력의 화해를 위한 구체적인 조치가 뒤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박 당선인이 직면한 과제는 만만치 않다. 특히 현 단계 한국사회에 처한 사회경제적 양극화문제는 특단의 처방이 필요할 정도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경제민주화가 대선 최대의 쟁점으로 떠오른 것도 이 때문이다. 박 당선인은 대선승리에 도취되기보다 냉혹한 현실인식을 바탕으로 경제위기 극복의 전도사를 자처했다.
박 당선인은 “1인당 국민소득 2만불 시대지만 장바구니 물가와 일자리에 대한 고통은 여전히 크다”며 “다시 한 번 ‘잘 살아보세’ 신화를 만들어 국민 모두가 먹고사는 걱정하지 않고 청년들이 즐겁게 출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저출산 고령화·비정규직으로 상징되는 사회양극화 문제 해소를 위해 상생과 공생의 정신도 강조했다. 박 당선인은 “우리 사회에서 소외되는 분 없이 경제성장의 과실을 나누도록 하겠다. 그게 진정한 국민대통합·경제민주화·국민행복”이라고 역설했다. 대선 핵심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 실천을 통해 약육강식의 정글이 아닌 사회적 약자를 보듬으며 성장의 과실을 함께 누리겠다는 의지다.
◇외교안보 구상, 튼튼한 안보와 신뢰외교가 핵심
국민통합과 경제위기 극복 못지않게 중요한 게 바로 외교안보 분야다. 나라밖으로 시선을 돌려보면 북한의 위협은 여전하고 한·중·일 3국이 직면한 동북아 질서 역시 대전환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급속한 우경화 노선을 걷고 있는 일본과의 관계 정상화는 녹록지 않는 문제다.
박 당선인의 외교안보 구상은 ‘튼튼한 안보’와 ‘신뢰외교’로 집약된다. 박 당선인은 북한 문제와 관련,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우리가 처한 안보현실이 얼마나 엄중한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며 “동북아 역내 갈등과 세계 경제위기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튼튼한 안보와 신뢰외교를 통해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열고 올바른 역사인식을 토대로 동북아의 화해ㆍ협력과 평화가 확대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