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수술실패증후군은 환자의 정신적인 건강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척추수술실패증후군으로 입원한 환자들의 경우 23% 가량이 우울증을 겪는다는 보고도 있다. 이는 환자의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줄 뿐만 아니라 치료효과를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우울증을 동반한 척추수술실패증후군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 개발의 필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다. 한의학에서도 척추수술실패증후군 환자들에게 효과적인 치료 선택지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22년 SCI(E)급 국제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게재된 연구에 따르면, 척추수술실패증후군 환자 234명에게 추나요법, 침, 약침 등 한의치료를 실시한 결과 허리통증이 일상생활이 가능한 수준까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가운데 척추수술실패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한의치료의 증례보고가 SCI(E)급 국제학술지에 소개돼 학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소장 하인혁) 김도영 한의사 연구팀은 허리디스크로 인한 척추수술실패증후군 환자에게 동작침법과 함께 단계적 운동요법을 실시한 결과 치료 3주 만에 통증과 우울감이 회복되는 모습을 보였다고 8일 밝혔다. 해당 증례보고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Frontiers in Medicine’ 4월호에 게재됐다.
김도영 한의사 연구팀은 2022년 10월 내원한 척추수술실패증후군 환자를 대상으로 3주 간 치료를 진행했다. 환자는 만 53세 남성으로 허리통증과 하지방사통이 심해 2021년 9월 추간판절제술 및 척추후궁절제술을 받았으나 MRI, CT 판독상 수술이 성공적이었음에도 오히려 증세가 악화된 상황이었다. 이로 인해 수면장애, 식욕감소, 자살충동까지 겪고 있었다.
연구팀은 환자의 족삼리혈, 태충혈, 대장수혈에 침을 놓은 채 800g 무게의 모래주머니를 들고 직선거리를 걷도록 했다. 치료 첫째 주에는 모래주머니를 사용하지 않고 매일 100m를 걸었으며, 이후 매주 모래주머니를 한 개씩 추가하고 보행거리도 50m씩 늘렸다.
환자의 상태 변화 측정에는 ▲숫자평가척도(Numeric Rating Scale, NRS)와 ▲SF-36 건강설문(SF-36 Health Survey)이 활용됐다. NRS(0~100점)는 가장 널리 쓰이는 통증 지표로, 값이 클수록 통증이 심함을 의미한다. SF-36 건강설문(0~100점)은 삶의 질을 측정하기 위한 36개 문항의 설문조사로서 신체건강 점수와 정신건강 점수로 나뉜다. 해당 환자의 허리통증과 다리통증 NRS는 각각 50이었고 SF-36 신체건강 점수는 15점, 정신건강 점수는 21.9점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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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김도영 한의사는 “이번 논문을 통해 우울증을 동반한 척추수술실패증후군 환자의 효과적인 치료에 있어 한의치료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며 “척추수술실패증후군 환자의 통증 개선뿐만 아니라 신체적?정신적 향상을 이뤄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