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野 '색깔론' 공세에 맞불 "공산전체주의 세력, 자유사회 교란"

홍범도 흉상, 정율성 공원 등 논란에 野 "철 지난 이념 공세"
尹 "국가가 지향할 가치 중 제일 중요한 것이 이념" 정면돌파
민주평통 간부위원들 만나 "공산전체주의 세력이 허위조작"
'尹 국무회의서 홍범도 언급' 보도에는 전면 부인
  • 등록 2023-08-29 오후 4:31:03

    수정 2023-08-30 오전 6:19:47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때아닌 ‘색깔론’에 휩싸인 윤석열 대통령이 ‘정면 돌파’에 나섰다. 최근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 및 광주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 논란을 두고 윤 대통령을 비롯한 여권은 ‘비정상화의 정상화’라고 하는 반면, 야권에서는 ‘철 지난 이념 공세’라며 반발하는 상황이다. 이에 윤 대통령은 “국가가 지향해야 할 가치 중 제일 중요한 것이 이념”이라며 맞불을 놓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지난 28일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연찬회에 참석한 윤 대통령은 “철 지난 이념이 아니라 나라를 제대로 끌고 갈 수 있는 철학이 바로 이념”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육군사관학교 생도 교육시설 앞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를 비롯해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의 적절성을 두고 여야가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홍 장군 흉상의 경우, 과거 홍 장군이 독립운동 과정에서 소련 공산주의 세력과 손을 잡았던 전력 때문에 국방부가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정율성 역사공원은 앞서 광주시가 전임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20년 5월 동구 불로동 생가 일대에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정율성의 북한·중국에서의 행적을 이유로 독립유공자로 인정될 수 없다며 광주시에 사업 철회를 요구하면서 논쟁이 시작됐다.

윤 대통령의 연찬회 발언은 이러한 이념 갈등이 벌어지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야권이 ‘이념 과잉’, ‘천박한 정치 선동’ 등 윤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자, 이에 대한 반격 차원으로 말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육사 내 5인의 흉상 중 홍범도 장군 흉상만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에 대해서는 전면 반대 입장을 유지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철 지난 엉터리 사기 이념에 우리가 매몰됐다”며 “우리 당은 이념보다는 실용이라고 하는데, 기본적으로 분명한 철학과 방향성 없이 실용은 없다. 어느 방향으로 우리가 갈 것인지를 우리가 명확하게 설정하고, 우리 현재 좌표가 어디인지를 분명히 인식해야 우리가 제대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야권을 향한 윤 대통령의 강경 메시지는 다음날인 이날(29일)에도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21기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간부위원과의 통일대화’ 행사에 참석해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전체주의가 대결하는 분단의 현실에서 공산전체주의 세력, 그 맹종 세력과 기회주의적 추종 세력들은 허위조작과 선전·선동으로 자유 사회를 교란시키려는 심리전을 일삼고 있으며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한편,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에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홍 장군 흉상과 관련한 언급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것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본인 생각을 얘기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해당 관계자는 “그 문제를 대통령이 특정한 입장을 밝히면 그 논의에 대해서 영향을 줄 수 있다. 그 논의가 자연스레 가거나 합의·도출하는 방향에서 흔들릴 수 있어서 일부러 입장 밝히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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