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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는 육군사관학교 생도 교육시설 앞에 설치된 홍범도 장군 흉상 철거를 비롯해 정율성 역사공원 조성의 적절성을 두고 여야가 치열하게 대립하고 있다. 홍 장군 흉상의 경우, 과거 홍 장군이 독립운동 과정에서 소련 공산주의 세력과 손을 잡았던 전력 때문에 국방부가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윤 대통령의 연찬회 발언은 이러한 이념 갈등이 벌어지는 가운데 나왔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야권이 ‘이념 과잉’, ‘천박한 정치 선동’ 등 윤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하자, 이에 대한 반격 차원으로 말한 것으로 보인다.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육사 내 5인의 흉상 중 홍범도 장군 흉상만 독립기념관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아울러 정율성 기념공원 조성에 대해서는 전면 반대 입장을 유지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철 지난 엉터리 사기 이념에 우리가 매몰됐다”며 “우리 당은 이념보다는 실용이라고 하는데, 기본적으로 분명한 철학과 방향성 없이 실용은 없다. 어느 방향으로 우리가 갈 것인지를 우리가 명확하게 설정하고, 우리 현재 좌표가 어디인지를 분명히 인식해야 우리가 제대로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대통령이 이날 오전에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홍 장군 흉상과 관련한 언급을 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것에 대해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 본인 생각을 얘기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해당 관계자는 “그 문제를 대통령이 특정한 입장을 밝히면 그 논의에 대해서 영향을 줄 수 있다. 그 논의가 자연스레 가거나 합의·도출하는 방향에서 흔들릴 수 있어서 일부러 입장 밝히지 않는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