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자동차 수출 357억달러 ‘역대 최대’

친환경차 수출 큰 폭 늘어나면서
10년 전 최대기록 훌쩍 뛰어넘어
“공급망 개편·경쟁 심화 불확실성,
수출 다변화 등으로 대응 나서야”
  • 등록 2023-07-17 오후 4:37:37

    수정 2023-07-17 오후 7:18:40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올 상반기 우리나라 자동차 수출액이 역대 최대인 357억달러(약 45조2000억원)로 집계됐다. 북미를 비롯한 각지에서 전기차 등 친환경차 판매가 급증한 데 힘입은 결과다. 이런 추세라면 우리 자동차와 부품 수출액이 역대 최초로 8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반도체 등 수출산업 전반의 부진 속에서 자동차 수출이 한국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주고 있다.

(그래픽= 김정훈 기자)
1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산 완성차 수출액은 지난해보다 46.6% 늘어난 357억달러로 집계됐다.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였던 지난 2014년 252억달러보다 100억달러 이상 많은 액수다. 같은 기간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116억달러로 전년보다 1.3% 줄었으나 자동차와 그 부품 합산 수출액 역시 471억달러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수출 호조와 함께 내수 판매량(89만3737대)도 10.7% 늘어나면서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완성차 국내 공장은 쉴 틈 없이 돌아갔다. 이 기간 국내 완성차 생산량은 전년보다 23.5% 늘어난 219만7687대였다.

전기차를 비롯한 친환경차 수출 호조에 힘입은 결과다. 같은 기간 친환경차 수출액은 124억달러로 지난해보다 무려 70.4% 늘었다. 올 상반기 국산차 수출대수(142만3017대)가 전년대비 32.6% 늘었고, 상대적으로 비싼 친환경차 수출 비중까지 함께 늘어나면서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한 것이다.

완성차 회사는 6월 한 달 동안에도 62억3000만달러를 수출하며 3월 이후 4개월 연속 60억달러 수출 흐름을 이어갔다. 6월 친환경차 수출액은 22억1000만달러로 지난해보다 두 배 늘었다. 지역별로도 북미(31억달러·63.4%↑)와 EU(10억달러·95.4%↑)를 비롯한 전 지역 수출이 늘었다.

제조사별로도 모든 기업이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올 상반기 현대차(57만4201대)와 기아(57만2122대) 수출이 전년대비 각각 21.8%, 35.0% 늘었고, 한국GM도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 등 북미 수출 호조로 전년대비 83.0% 늘어난 19만6160대를 수출했다. KG모빌리티(2만5996대)도 토레스 유럽 수출 증가로 수출 대수를 33.9% 늘렸고, 르노코리아(5만2577대) 역시 XM3를 앞세워 수출대수를 5.3% 늘렸다.

국산 친환경차 경쟁력에 힘입어 당분간 이 같은 자동차 수출 호조 흐름이 이어질 전망이다. 정부는 올해 자동차와 부품 합산 수출액이 80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미국이 지난해 시행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비롯한 주요국의 자국 중심 공급망 개편 전략과 신흥국을 중심으로 한 중국 자동차의 진출에 따른 경쟁 심화가 위협 요인이다. 정부와 업계가 수출 다변화와 함께 트럭·버스 등 상업용 차(상용차)의 전동화와 모빌리티 서비스나 차량용 소프트웨어(SW) 분야 경쟁력 강화에 나서야 현 상승세를 중장기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송명구 산업연구원 시스템산업실 부연구위원은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한 경쟁력 강화가 현 수출 성과를 이뤘으나 각종 위협 요인에 잘 대비하고 기회를 포착하기 위한 투자가 이뤄져야 현 성과를 중·장기적으로 확대할 수 있다”며 “정부도 민간 부문의 노력을 정책적으로 뒷받침해 산업 경쟁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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