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3월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1.6(2020년=100)으로 전월보다 1.6% 증가했다. 이는 작년 3월(1.9%) 이후 12개월 만에 가장 크게 오른 것이다. 앞서 전산업 생산은 작년 11월(-0.5%) 내림세를 보이다가 12월(0.1%) 올해 1월(0.0%), 2월(0.7%)에 이어 3월까지 증가 또는 보합을 나타냈다.
반도체 생산이 전달과 비교해 35.1%나 튀어오른 게 전체 상승을 견인했다. 2009년 1월 36.5% 증가했던 이후 14년 2개월 만에 최대 폭이었다. 이 영향으로 광공업 생산이 5.1% 늘어나며 제조업(5.7%) 지표도 밀어올렸다. 반도체 출하(47.2%)는 더 크게 늘어난 반면, 재고는 4.7% 줄었다. 제조업의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117.8%로 전월대비 4.6%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이는 반도체의 반짝 호조세가 만든 착시효과라는 게 통계청의 설명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 생산을 분기로 보면 작년 4분기 대비 9.1% 감소했고 동분기로 보면 33.8% 감소했기에 아직은 부진한 흐름”이라면서 “최근 감소 흐름 따른 기저효과와 계약 일정 등에 따른 일시적 요인이라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가 4월 공식 감산 계획을 밝히기도 해서 아직 전반적인 추세는 감소 흐름으로 봐야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도 “분기 말에는 실적 관리를 하느라 생산량을 늘리는 게 기업의 일반적 패턴”이라며 “최근 반도체 생산 물량 자체가 월별 변동성이 워낙 컸고, 2월은 1월에 비해 워낙 큰 폭으로 줄었기에 그에 따른 기저효과가 결합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보다 0.2% 증가했다. 숙박·음식점업(-3.4%), 예술·여가·스포츠(-1.6%), 정보통신(-2.0%), 도소매(-0.4%) 등이 줄었으나 금융·보험(1.8%), 부동산(3.1%) 중심으로 개선됐다. 이중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숙박·음식점업은 지난 2월(8.2%)에 생산이 대폭 증가한 기저효과 때문이라고 통계청은 설명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계절조정)는 108.1로 0.4% 올랐다. 소매판매는 지난해 11월(-2.3%), 12월(-0.2%)에 이어 올해 1월(-1.1%)까지 내리 감소하다가 2월(5.2%) 4개월 만에 반등한 뒤 두 달 연속 증가 추세다. 준내구재(-1.1%)는 감소했으나 내구재(0.4%)와 비내구재(0.7%)가 늘었고, ‘요우커’(중국인 방한 관광객)의 증가 등으로 면세점(7.5%) 판매 개선이 지속됐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9로 한 달 전보다 0.6포인트 오르며 2개월 연속 상승했다. 반면 향후 경기 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98.2롤 0.3포인트 내리며 9개월 연속 주춤했다. 최근 경기가 단기적으로 회복세를 보이지만 향후 전망은 어둡다는 의미다.
|
정부는 올해 1분기 우리 경제가 완만한 소비 회복과 건설투자 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작년 4분기의 부진한 실물경기 흐름을 차츰 벗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에 따라 대면활동이 확대되고 서비스업 중심의 취업자가 증가하면서 소비가 늘어난 게 반등을 견인했다고 해석했다. 다만 수출·설비투자 부진 영향으로 1분기 쪼그라들었던 광공업 생산이 전체 회복을 제약했다는 분석이다.
이에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 시행을 계기로 기업의 수출·투자애로 해소를 위한 노력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미국·일본·UAE 등 최근 이뤄진 정상회담 후속 조치를 차질없이 이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작년 하반기 이후 어려운 국내·외 실물경제 여건이 지속되는 가운데, 향후 경기흐름에 대해서는 상하방 요인이 혼재된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글로벌 경기회복세 약화 가능성과 반도체 등 주력 IT 품목의 수출 부진 등이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면서 “취약부문을 중심으로 철저한 리스크 관리 하에 수출·투자·내수 등 경제활력 제고에 총력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